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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도서관에서 읽은 캘빈과 홉스 - 그런 날도 있지!

by 밀리멜리 2022.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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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눈이 많이 내려 눈썰매를 타러 가고 싶었다. 공원 언덕에 푹신한 눈이 많이 쌓여서 그 위로 시원하게 눈썰매를 타면 정말 재미있다.

 

푹신푹신한 눈

그런데 하필 이번 주말에 북극 바람이 몰려오고 눈폭풍도 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냥 집에서 쉬어야 하나?

 

북극 바람이 부는 날

 

금요일 점심시간에, 눈폭풍이 온다고 추워지니 단단히 옷을 입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주말에 -28도까지 내려간다는데?"

"우와, 진짜요? 밖에 나가려고 했는데 너무 춥겠어요."

"뭘, 밖에 나가도 돼. 옷만 단단히 잘 입으면 되지."

 

디안은 백발에 웨이브진 긴 머리를 툭 어깨 뒤로 넘기며 말했다. 옷을 잘 입으라는 퀘벡 할머니의 조언을 듣고, 밖에 나가서 데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다만 눈썰매 대신 따뜻한 실내 도서관에 가서 책 한 권 읽고 오기로 했다. 털모자 쓰고, 장갑 끼고, 패딩 입고, 스노우팬츠에 방수 신발을 신으니 다닐 만하다. 추울까 봐 걱정했는데 어린아이들도 밖에서 잘 걸어 다닌다.

 

도서관 가는 길

 

"너무 추우니까, 오히려 공기가 맑아진 느낌이다."

"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좀 뭔가 정화된 느낌이 들어."

 

도서관 앞 칵테일 바
방크 도서관 (BANQ)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나 보다. 길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도 따뜻한 도서관 안은 꽤 사람들이 보였다.

 

도서관 내부
아무데나 앉아서 읽을 수 있다

여기저기 편한 의자가 띄엄띄엄 놓여 있어서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만화책 코너

2층의 만화책 코너에서 발길이 멈췄다. 신문 만화 캘빈과 홉스! 다른 곳 볼 필요 없이 이곳에서 아무거나 한 권을 꺼내 읽었다.

 

캘빈과 홉스 - 그런 날도 있지!

제목은 "그런 날도 있지!" 마음에 드는 말이다. 며칠 전에도 이 말을 많이 들었는데, 비슷한 표현으로 Ça arrive.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 라고 말하기도 한다.

 

 

캘빈: 요즘 사람들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하려고 하는 거 알아?

캘빈: 운전하면서 전화하고, 밥 먹으면서 TV 보고, 일하면서 음악 듣고...

캘빈: 한 가지만 집중해서 잘하려고 하지 않는단 말이지.

홉스: 난 너 때문에 집중 못하겠어.

캘빈: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는 거에 집중하고 있는 거지.

 

 

* * *

 

오늘 정말 좋았던 점은, 만화책이지만 프랑스어 책을 한 권 읽었다는 점이다! 30장짜리 얇은 만화책이지만 그래도 읽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계속 모르는 단어가 나와서 핸드폰 사전앱을 써서 찾아봤다. 그래도 도서관에 오니 핸드폰을 써도 SNS나 다른 것에 정신팔리지 않고, 집중을 잘 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선 집중이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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