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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점심시간에 발견한 퀘벡 사람들의 특징

by 밀리멜리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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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영하 20도까지 온도가 내려갔다. 이런 날은 '날씨 춥지?'라는 말이 인사가 된다.

 

"안녕! 좋은 아침! 오늘 날씨 많이 춥지?"

"안녕! 맞아, 오늘 춥다. 그래도 이제 적응하고 있어."

"아, 그렇지. 우리 몸도 이제 슬슬 적응하고 있어."

"추운 건 견디겠는데, 저녁에 졸리더라. 8시 반만 넘으면 피곤해지고, 9시 반에 자고 그래."

"하하하, 저녁을 많이 먹어서 그렇기도 하지?"

"그것도 맞네!"

 

추위를 겪다보니 왜 곰이 겨울에 양껏 먹고 겨울잠을 자는지 알 것 같다. 🐻

 

 

언제나 멋부리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산드린은 패셔니스타라고 부를 만 하다. 엷은 화장을 하고, 흰색 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하이힐 부츠를 신고 왔는데, 편하고 따뜻한 옷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눈에 띈다.

 

"산드린, 오늘 옷 정말 멋지다. 스타일 맘에 들어."

"오? 고마워! 너 정말 친절하네."

 

며칠 전에 산드린에게 이렇게 칭찬을 했더니, 산드린도 나에게 칭찬을 해준다. 그러니 더 친해진 것 같다. 굳이 대화를 길게 하지 않아도 웃으며 눈인사를 하거나, 지나갈 때 톡톡 하고 내 책상을 두드리고 간다.

 

산드린이 새로 한 네일을 싸게 했다며 자랑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난 손톱 긴 거 별로 안 좋아해.' 하는 심드렁한 반응만 돌아왔다. 

 

퀘벡 여자들은 패션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 재미있다. 특히 이렇게 추운 날에는 따뜻한 옷이면 장땡이지, 정장이나 구두를 신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 네일에 관심없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아이티 출신인 산드린만 계속 꾸미는 걸 고수한다.

 

화장도 하지 않아서 덕분에 나도 매일 쌩얼로 편하게 다닌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이제 쌩얼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점심시간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를 하나 추천받았다. 

 

"토니 로빈스 알아?"

"그게 누구야?"

"라이프 코치인데, 6일동안 동기부여 세미나를 하고 컨퍼런스를 하는 내용이야. 근데 중간에 눈물이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 손수건 준비하고."

"그래? 슬픈 거야?"

"슬프다기보다 감동적이야."

 

나도 몰랐는데, 토니 로빈스는 꽤 유명한 동기부여 강연자였다. 제목은 <토니 로빈스: 멘토는 내 안에 있다>라는 영화란다. 한번 보고 리뷰를 해봐야겠다.

 

그러나 퀘벡 할머니 크리스틴은 유명하든 말든 퀘벡 사람이 아니면 관심 없다.

 

"그 사람 미국인이야?"

"응, 미국인이야."

"나는 또 그 퀘벡 출신 라이프코치 말하는 줄 알았네. 그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

 

하고 이야기 주제는 또 퀘벡 코미디언으로 넘어간다. 퀘벡에만 관심있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까마귀 - 엇, 새로운 얼굴 발견!

점심식사 후, 처음 가보는 곳으로 주변 산책을 했다. 어느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까마귀가 깍깍깍깍 하고 울어댄다. 내 머리 위에서 4~5번 울고 나더니 훌쩍 어디론가 날아갔다. 까마귀는 머리가 좋고 사람 얼굴을 다 구별한다던데, 처음 보는 얼굴이 왔다고 울어대는 모양이다. 신고식 했으니 이제 자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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