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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책 리뷰

창조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by 밀리멜리 2022.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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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이 있어야 혁신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개인의 창조성을 높일 수 있을까?

 

 촛불문제와 창조성

 

이 문제를 고찰하기 위해서, 1940년대 독일의 심리학자 칼 둔커는 '촛불 문제'를 제시했다. 촛불 문제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필요한 문제로, 다음과 같다.

 

촛불 문제

문제: 다음 그림에 나온 재료를 사용해서 테이블 위에 촛농이 떨어지지 않도록 초를 벽에 붙이시오.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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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다음과 같다.

 

발상의 전환

 

이 문제는 압정이 들어있는 상자를 촛불받침으로 용도를 바꾼다는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야 풀 수 있다. 답을 알고 나면 쉽지만, 사실 이렇게 발상을 전환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한번 용도를 규정해 놓으면 사람들은 좀처럼 그 인식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고된 대가는 창조성을 떨어뜨린다

 

17년이 지난 후, 프린스턴 대학교의 샘 글럭스버그 교수는 이 촛불 문제를 조금 다르게 이용했다. 피실험자들에게 이 문제를 내고, 답을 빨리 찾아낸 사람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대가가 있음을 미리 말하고 문제를 내면 문제해결이 빨라졌을까?

 

보너스를 주면 더 좋을까?

 

답은 아니었다! 대가가 없었을 때에는 이 문제를 푸는 데 7~9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대가를 약속하자 평균 10~13분 정도로 더 느리게 풀었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촛불 문제 말고도 다양한 실험으로 통해 '예고된 대가'가 인간의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훼손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 이미 몰입해 있더라도, 그 활동에 대한 대가를 예고하면 자발적 동기가 저하된다고 한다. 대가를 약속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대가를 받는 것이 목표가 된다.

 

대가 예고

 

인간은 대가를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은 성과물을 내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대가를 얻으려고 한다. 그래서 창조성이 필요없는 문제는 대가가 있었을 때 더 빠르게 해결되는 결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대가'라는 당근이 먹히지 않으면 채찍은 먹힐까? 아니다. 벌점이나 강제성으로는 창조성을 키울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안전기지

 

그렇다면 창조성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균형을 맞추는 데에 있다.

 

우리 항상 뇌는 확실성(Certainty)과 불확실성(Uncertainty)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나, 혁신의 아이디어가 나오려면 우선 도전이 필요하다. 그런데, 무언가에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행위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것을 안전기지(secure base)라고 부른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안전기지가 있고, 좋은 안전기지를 만들어 주어야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안전기지가 필요해

 

회사를 생각해 보자. 직원이 한번 실수를 하면 낙인이 찍히고 출세할 수 없으며, 실패가 용인되지 않는 회사라면 누구도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이직과 창업이 활발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곳이라면 더 안전기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어린 아기도 안전기지가 있다. 바로 보호자와의 심리적 애착(attachment)이다. 아기가 보호자에게 친근감과 애정을 보이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애착이라고 한다. 안정된 애착관계를 맺으면 이것이 심리적 안전기지가 되고, 미지의 세계를 마음껏 탐색할 수 있다.

 

애착과 안전기지

 

결론적으로, 창조성을 발휘하려면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런 문화 속에서 사람이 주저없이 리스크를 무릅쓰는 것은 당근과 채찍 때문이 아니라, 그저 그렇게 하고싶어서이기 때문이다.

 

 

* 참고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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