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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왜 커피 마셔도 졸리지? 똑똑하게 커피 마시는 법

by 밀리멜리 202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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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게 된 계기는 학교 후문에 작은 카페 스탠드가 생겼을 때부터였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1200원에 팔았다.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는 가게였지만 가격이 무척 싸서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덕분에 갓 내린 커피가 무척 신선했다. 아침에 커피 들고 수업 들어가는 게 낙이 되었다.

덕분에 오전 시간은 정신이 번쩍 들고 수업에 집중이 잘 되었다. 하지만 계속 마시다 보니 습관이 되어 나중에는 그런 느낌을 느낄 수가 없었다. 정신이 깨지 않아 두잔 세잔 마시다 보니 나중에는 수면 패턴이 어그러져 잠을 못 자는 일도 생겼다. 커피 자주 마시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에너지가 나는 느낌!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특히 더 커피 끊기가 힘들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들이키는 게 하나의 의식이 되기 시작했다. 몇년 마시다 보니 나는 카페인에 좀 약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커피 때문에 좋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녹차 vs 커피, 뭘 마시는 게 좋을까?

 

녹차 vs 커피, 뭘 마시는 게 좋을까?

커피를 끊은지 2개월 반이 지났다. 하루에 한잔씩 꼬박꼬박 마셨던 걸 생각하면 정말 큰 발전이다. 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커피 컵을 들고 있는 걸 보면 커피가 땡기기도 하지만, 녹차로도 충분하

milymely.tistory.com

 

 

 어떻게 해야 좋은 점만 얻을까?

 

백수 기간동안 집중해야 할 일이 별로 없다보니 커피를 마시는 횟수가 줄었다. 그런 김에 아예 건강을 위해 끊어보자 싶어서 노력했더니 커피를 몇달 간 끊을 수 있었다. 끊은 지 한 달이 되고 나서부터는 카페인이 땡기지 않아서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다 일을 시작하고 일주일에 한 잔 정도 다시 마시게 되었다. 사무실엔 퇴직한 사람이 선물로 놓고 간 공짜 커피가 있어서... 공짜 커피가 생기니, 그리고 일을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커피에 손이 갔다.

 

끊었다가 마신 커피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크---!

 

오! 커피 좋은데?

 

조금밖에 안 마셨는데 금방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에너지 부스터를 쓴 느낌이고, 어려운 문서도 쭉쭉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기분이 달라지는 것은 카페인 때문이다. 카페인은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카페인의 좋은 점은 이렇게 집중력이 좋아지고, 기억력, 운동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커피를 오래 마시다보면 커피 마시지 않을 때 짜증이 나거나, 산만해지기도 하고, 두통, 졸림, 나른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왕 커피를 마시는 거, 카페인의 이 좋은 효과만 계속 경험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카페인과 뇌

 

우리 몸이 항상 쌩쌩할 수는 없다. 하루 일과를 보내고 몸이 활동을 했으면, 쉬기 위해 피로하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 피로물질이 바로 '아데노신'이라는 호르몬이다.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결합하고, 그러면 뇌에서 아데노신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뇌의 수용체가 아데노신 대신 카페인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데노신은 성장호르몬이기도 해서, 아데노신이 분비되면 피로함을 느끼는 동시에 몸을 쉬게 하고 성장을 준비한다. 어른들이 '애들은 커피 마시면 안 돼!' 하는 이유는 역시 과학이었다. 

 

커피 마시면 키 안 큰다!

커피를 마시면 우리 뇌는 카페인 때문에 피곤하다는 신호, 아데노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면 우리 뇌는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 뇌는 아무래도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아데노신을 찾기 위해 수용체를 더 만들어낸다!😲 뇌가 변화한다는 건 언제 봐도 정말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뇌가 외부환경의 요소에 따라 스스로 신경회로를 바꾸어 내는 능력을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라고 한다.

 

아데노신 어딨지? 회로를 바꿔보자!

카페인 때문에 막힌 회로를 뚫기 위해서, 뇌는 새로운 아데노신 회로를 증설한다. 아데노신 수용체가 너무 많아져서, 결국은 뇌가 졸음을 느끼게 된다. 커피를 많이 마셔도 졸린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커피 한 잔으로 각성 효과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커피를 더 많이 찾게 된다. 또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더 쉽게 피로함을 느끼게 된다. 커피를 많이 마셔 이미 아데노신 수용체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준비 과정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커피에 쩔은 뇌를 초기화시키기 위해서, 커피를 과감히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커피도 기간을 두고 천천히 줄이는 것이 좋다. 평소 커피를 자주 마시다가 갑자기 확 줄이면 나른함, 짜증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다.

 

하루에 여러 잔을 마신다면 한 잔으로 줄여보고, 매일 한 잔을 마시다가 이틀에 한번, 사흘에 한번 하는 식으로 줄여본다. 월요일에 한잔, 수요일에 한잔, 금요일에 한 잔 하는 식으로 말이다. 커피를 마시는 중간중간 '커피 휴일'을 두는 것이다. 이 커피 휴일을 점점 늘려서, 커피를 안 마셔도 될 때까지 줄여나간다. 이후 한 달 동안 커피를 끊으면 아데노신 수용체가 줄어든다. 뇌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이 한 달의 중단 기간이 끝나면, 그때부터 서서히 에너지 부스터가 필요할 때만 한 잔씩 마신다. 습관적으로 매일 마시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일주일에 2-3회를 넘지 않도록 한다.

 

잘 참아봅니다...

 

 

 커피 마시기 좋은 시간


커피도 전략적으로 마시자. 커피 마시는 날을 정했다면, 커피 마시기 좋은 시간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커피부터 찾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시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왜 그럴까?

 

일어나서 한잔 딱 마시면 좋지 않아?

아침에 막 일어났을 때는 이미 우리 몸에서 각성 호르몬이 나온다. 이 호르몬은 코티솔이라고 부르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코티솔인데, 보통 아침에 막 일어나는 7시 - 9시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하루 중 코티솔 분비 변화 (출처: Healthway)

코티솔이 많이 분비되는 아침 6시 - 9시에는 커피를 들이마셔봤자, 몸이 어차피 각성하고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큰 각성 효과가 없다.

 

그렇다면 언제 마셔야 할까?

 

아침 9시 이후!

그 이후인 9시 - 14시 사이에 한 잔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오후 2시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카페인 효과 지속 시간 때문이다. 보통 카페인이 주는 에너지 부스트 효과는 3~5시간동안 지속되며, 그 이후에도 몸에 카페인이 남아 있다가 8~14시간 이후에 몸에서 빠져나간다.  

취침시간을 생각하면, 오후 2시 이후에 카페인을 마시면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생체시계 타임라인

  • 아침 6시 ~ 9시 사이에는 코티솔 각성 호르몬이 분비되므로 커피를 마셔봤자 효과가 적다.
  • 아침 9시 ~ 오후 2시 사이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 오후 2시 이후에 마시면 잠자는 시간까지 카페인이 체내에 남아있게 되므로 잠을 방해할 수 있다.

 

 

 똑똑하게 마시는 법 요약

 


1. 4주 동안 커피를 끊는다. (뇌가 초기화될 시간을 준다)

2. 커피를 다시 마시기 시작하되, 매일 마시지 말고 부스터가 필요할 때만 마신다.
3. 아침 9시 ~ 오후 2시 사이에 한 잔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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