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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아시아식 식당과 디저트 장인의 쇼콜라쇼

by 밀리멜리 202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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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을 만났다. 학교 다닐 땐 매일 만나서 같이 공부하던 단짝들이었는데, 졸업하고 뿔뿔이 이사하고, 판데믹 격리가 겹치니 만나기가 힘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

 

사라는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캐나다 퀘벡 사람이고, 레미는 베트남에서 나와 비슷한 시기에 왔다. 예전에 음식 이야기를 하다가 레미는 베트남 식당에 잘 가지 않고 나는 한국 식당에 잘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여기서 베트남 음식 잘 안 먹어."

"왜? 고향 음식 그립지 않아?"

"거의 대부분 내가 만들어 먹으니까. 그런데 포(베트남 쌀국수)는 힘들어. 고기를 전날부터 하루종일 삶아서 국물 내야 하거든. 그래서 먹고 싶지만... 너무 비싸! 베트남에서는 한 그릇에 3천원 정도인데, 여기서는 만원이 넘잖아!"

"아, 그거 공감간다. 여기도 한국 음식이 비싸! 그래서 망설여지게 되더라고. 원래 한국에서의 가격을 아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더라."

 

식당에서 소주가 한 병에 2만원이 넘는 걸 보고는 정말 놀랐다. 김밥이나 핫도그도 6천원대! 요즘은 한국도 물가가 많이 올랐겠지만, 레미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그런데 그랬던 레미가 베트남 식당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레미가 베트남 음식을 먹자고 하다니! 레미가 추천하는 베트남 식당은 정말 맛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베트남 음식 추천메뉴, 가 누옹(Ga Nuong)

포 모덴(Pho Moderne)이라는 식당인데, 레미는 메뉴도 안 보고 바로 가 누옹이라는 베트남식 닭고기 요리를 시켰다. 그리고 팟타이도 맛있다고 해서 여러 메뉴를 시켜 나눠먹기로 했다.

 

메인이 베트남 요리라서 레미가 서버에게 베트남어로 말을 걸었는데, 알고보니 서버는 중국인이었다. 레미는 중국어도 원어민처럼 잘 해서 중국어로 메뉴를 주문했다.

 

여러 요리

이 식당은 메뉴가 50가지가 된다. 우리는 꽤 고민하다가 베트남 음식인 가 누옹, 태국 음식인 팟타이, 중국식 미국 음식인 제너럴 타오 치킨을 시켰다.  

 

가 누옹과 팟타이는 정말 맛있었다! 적당히 감칠맛 나고, 함께 나오는 샐러드도 괜찮았다. 다만 중국식 제너럴 타오 치킨은 고기가 말라 있어서 좀 별로였다. 여기서는 베트남 음식 아니면 팟타이를 시켜야겠다. 그래도 양이 엄청 많아서 반밖에 못먹었는데 벌써 배가 불러왔고, 나머지 반 남은 음식은 싸가기로 했다. (아시아 식당의 가성비...😍)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다. 학교를 마치고 다들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었다. 친구들이 모두 잘 되어 웃는 모습을 보니 다행이다.

 

배가 불러도, 디저트는 챙겨야 한다. 우리는 음식을 싸들고 2차 초콜릿 가게로 가서 쇼콜라 쇼(핫초콜릿)를 먹기로 했다.

 

"여기 쇼콜라 쇼가 진짜 맛있어! 별로 달지도 않고 진짜 찐해!"

"그래? 먹어봐야지! 더 먹을 수 있지?"

"디저트는 언제나 먹을 공간이 있지 ㅋㅋㅋ"

"이 쇼콜라 쇼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어. 주인이 마다가스카르에서 직접 초콜릿을 가져온대!"

"오... 장인의 냄새가 난다."

 

쇼코막스

들어가자마자 찐하고 달콤한 초콜릿 냄새가 났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그 달달한 냄새가 강하게 느껴졌다.

 

가게 안은 정말 초콜릿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초콜릿에 둘러싸여 있었다.

 

초콜릿 진열
부활절 달걀 초콜릿

"우와, 이게 뭐야! 이것도 초콜릿이야? 엄청 크네!"

"어어, 나도 이거 보고 초콜릿인지 아닌지 궁금했어."

"달걀모양 초콜릿이네. 그거구나, 그거, 그거 기념!"

 

'부활절'을 말해야 하는데, 영어로 '이스터'만 생각이 나고 프랑스어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스터가 프랑스어로 뭐지?"

"빠끄 (Pâques)!!"

"오, 맞다. 빠끄. 고마워!"

 

부활절 기념 토끼모양 초콜릿

매장 뒤쪽을 보니 토끼 초콜릿이 가득했다.

 

그것도 엄청난 크기의 초콜릿들이...

 

이걸 어떻게 먹어??

 

한창 식히고 있는 초콜릿

나는 혼자서 블로거 정신을 발휘해 구석으로 가서 초콜릿 식히는 걸 구경했다. 신기해서 사진을 찍으려니까 점원이 말했다.

 

"사진 찍으시게요? 잘 보이게 초콜릿 들어드릴게요."

 

너무 친절했던 점원분

"잘 찍었어요?"

"네! 고마워요!"

 

쇼콜라 쇼

그렇게 사진을 찍고 조금 기다리니 금방 즉석에서 만든 쇼콜라 쇼가 나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엄청 진한 맛!! 

 

"우와, 진짜 진하네. 액체 초콜릿이야!"

"그치, 맛있지. 내가 먹어본 것 중에서 제일 맛있어."

"응응, 초콜릿 마시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괜히 마다가스카르에서 직접 초콜릿을 가져오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회포를 푸니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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