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프랑스어 선생님에게서 좋은 전시회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매진 모네'라는 모네 그림 전시회라고 한다. 감상을 물어보니 새로운 경험이라고, 추천한다는 말을 듣고 한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만 하면 소용없는 법이다. 한참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구글에서 뜨는 광고를 보고 아, 이게 있었지 싶었다. 마침 전시회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아서 주말은 이미 매진이고 평일밖에 자리가 남아 있지 않았다.
지도를 살펴보니 지하철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서 일 끝나고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이 동네 분위기가 좋았다. 집들이 동화책에서 나온 것처럼 알록달록하니 귀엽다.
열심히 차바퀴를 수리하는 아저씨도 눈에 들어왔다.
전시장 입구는 마치 공사장처럼 생겼지만...
티켓을 스캔하고 안에 들어오니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그림이 걸린 것이 아니라 전시회장 네 벽면과 바닥에 모네의 그림이 비춰지는 전시회였다. 이런 전시회를 이머시브 전시회, 혹은 몰입형 전시회라고 하는 모양이다.
가만히 앉아서 그림을 보다 보면 내가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림이 크게 확대되기도 해서 모네가 그린 붓칠이 그대로 보였다.
물감을 정말 많이 쓰는구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눈 내리는 풍경, 수련, 산업화시대의 영국과 양산을 쓴 여자이다.
바닥까지 그림이 비치게 만든 건 누구 아이디어인지 정말 천재적이다.
바닥을 보고 있으면 물속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나중에는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
양산을 쓴 여자 그림은 어디선가 많이 본 그림인데, 이렇게 크게 본 것은 처음이다.
이 여자가 투명한 베일을 쓰고 있는 줄도 몰랐고, 그림을 보면 눈이 마주치는 줄 몰랐다. 그림 속 여자가 나를 계속 뚫어지게 쳐다보는 느낌이다.
그림 감상을 마치고 기념품점에서 구경을 했는데, 컵이나 엽서, 퍼즐, 앞치마 등등이 있었다. 기념품점 점원이 금발머리를 부분부분 핑크로 염색했는데, 화장이 너무 예뻤다. 미술 전공하는 학생일지도 모르겠다.
"안녕하세요, 화장 정말 예쁘네요!"
"고마워요. 친절하네요!"
점원은 조금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 사실 말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모르는 사람에게 칭찬하는 것도 기분 좋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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