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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퀘벡시티 여행 - 여행 시작! 금강산도 식후경

by 밀리멜리 202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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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휴일 동안 미국 워싱턴에 가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영주권 카드가 나오지 않아서 해외여행을 할 수가 없다. 워싱턴행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휴일 이틀전에서야 퀘벡으로 가는 버스표와 숙소를 예약해 놓고 퀘벡 여행을 가기로 했다.

 

몬트리올에서 퀘벡시티까지는 차로 약 3시간 정도가 걸린다. 그런데 내가 탄 버스는 다른 곳을 경유하느라 4시간이나 걸렸다. 이 버스는 트와-리비에라는 도시를 경유하느라 좀 더 돌아간다.

 

버스 안에서 여행 시작!

버스에 올라 어느 여자애 옆에 앉았는데, 내가 가방과 코트를 끌어안고 있으니 그애가 말을 걸었다

 

"가방이랑 코트 위쪽 짐칸에 올리셔도 되요."

"고마워요."

 

이 여자애는 해리포터 2권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나도 해리포터 팬이고 요즘 한창 책을 읽고 있는 중이라 말을 걸고 싶어서 근질근질했다.

 

"책 어때요? 해리 포터 저도 진짜 좋아하거든요." 

"꽤 좋아요. 사실 저는 마지막 권부터 거꾸로 읽고 있어요."

"우와, 그게 가능해요? 뒷이야기를 전부 다 알겠네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나도 전자책으로 책을 좀 읽다가 잠이 들었다. 옆자리 애는 트와-리비에가 고향인지 그곳에서 내렸다. 

 

퀘벡사람들에게 부활절 휴일은 주로 가족을 만나는 시간인가 보다. 트와-리비에 정거장에 가족을 마중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트와-리비에 정거장

버스는 금방 출발했고 나는 꾸벅꾸벅 졸았다. 버스 안에서 잠을 자니 금방 도착하는 기분이다.

 

퀘벡 버스 정류장

4시간을 버스 안에 갇혀있다가 밖에 나와 걸으니 정말 상쾌했다. 퀘벡시티는 몬트리올보다 좀 더 추워서 군데군데 아직 눈 쌓인 곳이 있었다.

 

눈이 녹아서 생긴 웅덩이

눈 때문에 생긴 웅덩이를 피해서 난간으로 걸었다. 

 

봄꽃

한쪽에는 그렇게 눈이 녹고 있고, 다른 한쪽에는 봄꽃이 피었다.

 

예쁘다 퀘벡시티

아무 계획 없이 그냥 발길 가는 대로 걸으려 한다. 어디로 갈까? 

 

피자 가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식당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이때가 벌써 2시였는데, 밖에서 피자집을 보니 사람도 꽤 많고 구글에 평점도 좋은 집이었다. 그래서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봉주, 마드무아젤. 죄송하지만 저희 피자집은 2시부터 영업 종료예요."

"아, 그렇군요."

 

못먹는 떡이 더 탐나는 법이라고, 못먹으니 더 아쉽다. 다른 곳을 찾아봐야지!

 

언덕 위 커다란 건물

이 커다란 건물은 시청인줄 알고 찍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병원 연구센터인 것 같다.

 

퀘벡 중심가

중심가로 들어오니 사람이 정말 많았다. 휴일이라 나처럼 놀러온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식당가 테라스

퀘벡시티는 아무 가게나 봐도 간판이 정말 예쁘다. 

 

이탈리아 식당

이탈리아 식당 하나를 발견했다. 가격이 비싼 편이고 너무 관광지 중심가에 위치한 식당이라 망설여졌는데, 나는 이때 너무 배가 고파져서 그냥 아무거나 일단 먹기로 마음먹었다.

 

창가 자리

창가 자리를 안내받았다. 럭키!!

 

"여기 앉아서 사람들 구경도 하세요."

 

하고 웨이터가 넉살좋은 말을 건넨다.

 

뭐 먹지?

뭘 고를지 몰라서 추천을 받았다. 서버가 추천해주는 건 페투치니 알프레도 파스타였다. 생각없이 그대로 주문했는데, 난 평소에 흰색 파스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그리고 알프레도가 대표적인 흰색 파스타라는 것도 잊고 있었다.  

 

바게뜨 빵 4조각과 버터 4개

바게뜨 빵은 맛있었다. 그런데 왜 버터를 이렇게 많이 주는지 모르겠다.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다주고, 치즈를 원하냐고 묻는다.

 

"파마산 치즈 뿌려드릴까요?"

"네, 좋아요."

"그리고 후추도 뿌려드릴까요?"

"네, 그래주세요. 저 사진 좀 찍어도 되죠?"

"네, 사진 찍으세요. 저도 좀 찍어주시구요."

 

저도 찍어주세요

웨이터의 빼꼼 하는 표정이 잘 찍혀서 대박이다.

 

페투치니 알프레도 파스타

음식은 솔직히 별로였다. 내가 알프레도 파스타를 별로 안좋아하는지라, 한입 먹어보고 '아, 잘못 시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고팠는데도 다 먹지도 못했다. 😥 퀘벡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이 식당, 포르토피노는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행의 시작이니 기분 좋게 놀기로 했다. 음식은 그냥 그렇지만 분위기도 좋고, 창가 자리에서 사람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 배를 채웠으니 구경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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