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의 끝자락 쯤엔 몬트리올에 빛축제가 열린다. 빛축제를 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가봐야지 하다가 겨우 마지막 날 구경할 수 있었다.
빛축제 장소는 멀리서부터 잘 보인다. 가장 눈에 확 들어오는 건 엄청난 임시 스케이트장!
이런 스케이트장을 빛축제 동안에만 설치해 놓는다. 나는 스케이트가 없어서 갈 생각을 못했는데, 이 빛기둥 사이로 스케이트 타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스케이트장 아래 쪽문으로 축제에 들어갔다. 백신여권 QR코드를 보여주면 입장할 수 있다.
들어가자마자 컬링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역시 하키의 나라...
이날 꽤 추웠는데, 축제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눈 바닥에 꿇어앉아서 미니하키에 열중한 아이들. 춥지도 않은가 보다!
베이징 올림픽 수상식을 본딴 포토존! 여기에 사진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고 있었다.
퀘벡 명물인 메이플시럽 캔디!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설탕 오두막(Cabane à Sucre)에서는 눈에다가 메이플시럽을 그대로 굴려 캔디처럼 먹는다. 설탕오두막에서 식사를 하면 이 디저트를 공짜로 준다. 하지만 축제에서는 2.5달러에 팔고 있었다. 으음...그냥 메이플시럽인데... 🙄
하지만 퀘벡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맛인지,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았다.
이 빛축제의 이름은 '몽헤알 엉 뤼미에흐(MONTRÉAL EN LUMIÈRE)'이다. 빛 속의 몬트리올이라는 뜻. 몬트리올은 영어식 발음이고, 프랑스식으로는 몽헤알이라고 발음한다.
이곳은 빛 축제 극장 안인데, 벽장식의 조명이 계속 바뀐다.
호랑이 해를 맞이해 호랑이 벽장식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아시아의 문화도 잘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이 든다.
얼음 모래시계 장식이 길거리에 있었는데, 손잡이를 돌리면 옆으로 넘어뜨릴 수 있다.
모래시계가 넘어가는 게 재미있는 모양이다. 아이들은 빈자리가 생기자마자 우르르 몰려서 모래시계를 넘어뜨려 보려고 달려들었다. 나도 해보고 싶어서 맨 마지막에 있는 모래시계에 다가갔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나한테 말했다.
"이거는 안 움직여요! (Ça ne fonctionne pas!)"
"어, 그렇구나. 고마워. (Ben, c'est ça! Merci!)"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아크로바틱 스케이팅 팀의 공연이다. 사실 이 공연을 보러 시간에 딱 맞춰 왔다가, 축제 구경에 정신이 팔려 시간보다 늦어버렸다.
이 공연은 무료 야외공연이라, 잘 보이는 자리를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스케이트장 주변으로 사람들이 꽉 차 있었고, 보안요원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았다. 그렇다면...
공사판 담벼락에 빈 공간이 겨우 있어서 나도 발판을 짚고 올라서서 공연을 구경할 수 있었다. 얼음 위에서 훌쩍훌쩍 뛰는 아크로바틱 팀 공연은 대단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엄청나게 높이 쌓인 눈더미 위에 올라가면 더 잘 볼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조명을 컨트롤하는 스태프도 엿볼 수 있었다.
아무튼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아서 재밌었다. 마지막날에라도 가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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