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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영상리뷰

로빈 로빈, 귀여운 펠트 애니메이션의 감동 메시지

by 밀리멜리 2022.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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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오스카 후보작들을 살펴보다가 귀여운 애니메이션을 발견했다. 비록 상을 받진 못했지만, 30분간의 짧은 시간동안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펠트인형 애니메이션 로빈 로빈

가장 먼저 내 눈을 사로잡은 건 귀엽고 포슬포슬한 펠트 인형으로 표현한 캐릭터들.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라 따뜻한 느낌이 나서 더 좋다. 거기다 스탑모션 방식도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화려한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스탑모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움직임이 있다.

 

그나저나 펠트인형 하면 이 짤이 생각난다. 펠트인형 만들려다가 망한 작품들...

 

펠트인형 만들기 쉽지 않다

아무튼, 주인공은 생쥐 가족에게 입양된 새, 로빈이다. 새알이 어디선가 데굴데굴 굴러와 생쥐 가족과 만나게 되고, 알에서 로빈이 깨어나 생쥐 가족에게 입양된다.

 

생쥐 가족이 된 로빈

정체성이 다른 가족에게 입양된다는 소재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아닌, 싱글파파와 입양아 가족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종은 다르지만...

하지만 종이 다르니 어려운 점도 생긴다. 로빈은 다른 생쥐가족들처럼 동그란 귀를 가지려고 깃털을 모아 귀를 만들어본다. 하지만 겉모습을 따라한다고 자기 자신을 바꿀 수는 없는 법이다.

 

생쥐 가족은 살금살금 몰래 빵부스러기나 음식 조각을 훔쳐 먹고 살아가는데, 로빈은 '살금살금' 자체가 너무 어렵다. 어딜가나 조심성이 없어 우당탕탕 물건들을 넘어뜨리고 결국 인간에게 들켜 음식 구할 곳이 점점 사라진다. 

 

자꾸 민폐를 끼치는 것 같은 느낌에 로빈은 풀이 죽는다. 가족들에게 커다란 샌드위치 하나를 통째로 가져다 주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나는 빵점짜리 형편없는 생쥐일까?'하고 자책하기도 한다.

 

생쥐처럼 동그란 귀를 따라하는 로빈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이 생쥐가 아니라 새임을 알아차리면서 로빈은 가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생쥐로서는 형편없을지 몰라도, 로빈은 훌륭한 새다.

 

우리 모두, 가끔은 자신이 형편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형편없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만든 틀에 나를 끼워맞추려고 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받아주는 생쥐 가족

로빈이 정체성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생쥐 가족의 포용력과 사랑이 있었다.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고, 억지로 끼워맞추지 않으면서도 서로 사랑하며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좋은 메시지가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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