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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캐나다 맛집탐방

퀘벡 여행 - 프랑스 브르타뉴식 크레페 맛집! 르 빌리그(Le Billig)

by 밀리멜리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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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퀘벡 여행을 하면서 들렀던 레스토랑 중에, 맛있는 식당도 있었고 별로인 식당도 있었다. 식당도 복불복이다! 그 중에서도 정말 기억에 남고 특별하고 맛있는 저녁을 즐길 수 있었던 식당을 소개하고 싶다.

 

크레페 맛집 르 빌리그

퀘벡시티는 유명한 관광지라서, 레스토랑이 평균적으로 비싼 편이다. 그래서인지 구글 평점을 모두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 크레페 집은 가격도 괜찮고 정말 맛있었다.

 

"안녕하세요! 두 분이세요?"

"네. 두명이에요."

"창가 자리로 안내해 드릴게요."

 

오예! 이번에도 창가 자리다. 

 

 

우리가 꽤 일찍 온 모양인지, 크레페 집은 곧 손님들로 가득 찼다.

 

현지인 손님이 많은 것 같았다. 벽에 걸린 티비에는 하키 방송이 나오고, 퀘벡 전통 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분위기가 좋아서 녹음을 해 보았다. 

 

(티스토리 음성파일 기능이 불안정해서 재생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

 

 

크레페 집이니 당연 크레페를 시켜야겠지만, 메뉴를 보니 종류가 정말 많았다. 뭘 골라야 하지?!

 

난 아직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아서 달달한 디저트용 크레페를 먹기로 했다.

 

"마담, 무슈! 메뉴에 대해 질문 있으세요?"

"음... 달달한 크레페를 먹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요?"

"오, 저는 항상 카라멜라이즈된 사과가 들어간 '라 따땅(La Tatin)'을 먹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예요. 아이스크림도 있고, 부드러운 크림이랑 카라멜라이즈된 사과는 언제나 좋죠. 제가 좋아하는 거라 손님도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럼 그걸로 할게요."

 

남친은 특별한 걸 먹고 싶다고 해서, 오리 콩피와 염소 치즈가 들어간 크레페를 시켰다. 

 

식당 벽에 걸린 사진들

메뉴를 보니 달달한 디저트 크레페는 밀을 사용하지만, 식사용 크레페는 메밀을 쓴다고 되어 있다. 메밀 크레페라니 신기해!

 

카라멜 사과 크레페, 라 따땅

우와! 크레페가 부드럽고 얇고 촉촉했다. 크레페가 입에 닿는 촉감이 정말 좋다. 크림도 부드럽고, 아이스크림이 따뜻한 사과에 녹아서 금방 흘러내렸다.

 

그런데 카라멜라이즈된 사과가 내 입에는 너무 달았다. 카라멜이 좀만 적었으면 좋았을 텐데... 카라멜을 너무 많이 뿌려주신 듯 😂 

오리 콩피 크레페, 르 베아른

남친은 이 메뉴를 너무너무 좋아했다. 오리 콩피와 염소 치즈, 시금치가 들어간 메밀 크레페로, 이름은 '르 베아른'이라고 한다. 

 

"베아른이 뭐야? 무슨 뜻이야?"

"내가 찾아볼게. 음... 이거 프랑스 지방 이름이래."

"오, 그렇군. 콩피도 프랑스 음식이지?"

"응. 콩피는 기름에 오래 끓인 걸 말한대. 특히 오리 콩피가 유명하대. 이번 기회에 먹어봐야지."

 

짜잔

"내 꺼 진짜 맛있는데, 카라멜이 많아서 너무 달아. 다 못 먹겠어."

"걱정 마. 내가 다 먹어줄게."

"헤헤, 고마워. 나 니꺼 한입 먹어봐도 돼?"

"먹어 봐, 먹어 봐."

 

남친이 크레페 한 조각을 잘라서 콩피와 시금치, 치즈를 얹어 한입 주었다. 우와...! 

 

오리 콩피는 오래 끓여서 그런지 부드럽고 쭉쭉 찢어졌다. 염소 치즈의 특유의 향도 좋고, 오리고기의 맛과 잘 어울렸다. 나는 콩피가 처음이라 좀 익숙하지 않았는데, 남친은 정말 잘 먹었다.

 

메밀 크레페의 느낌

"메밀 크레페 느낌은 어때?"

"오, 진짜 좋다. 니꺼 디저트 크레페처럼 부드럽지는 않은데, 오히려 쫄깃쫄깃해서 맛있어. 오래 씹다보면 있잖아, 메밀국수 먹을 때 그 메밀맛 난다."

"그래?! 이 갈색 피클같은 건 뭐야?"

"이건 단짠단짠의 조화가 좋다. 여기에 소스가 없어서 좀 심심한 느낌인데 그때마다 한입씩 먹으니 좋아."

 

웨이터가 물잔에 물을 채워주러 오면서 음식 맛이 괜찮냐고 묻는다.

 

"다 괜찮으세요? 음식 맛있나요?"

"네, 맛있어요. 그런데 이 갈색 피클같은 건 뭐예요?"

"아, 이건 양파 콩피입니다.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을 넣어서 만든 거예요."

"맛있네요. 고마워요!"

 

솔직히 카라멜 사과가 너무 달긴 했지만 다른 메뉴가 괜찮아서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퀘벡의 식당을 다 둘러보고 나서, 너무 달면 너무 달다고, 짜면 짜다고, 맛없으면 맛없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것은 다른 식당에서 느낀 점인데, 그 에피소드는 다음에 풀기로 하겠다.)

 

또 하나, 점원에게 추천 메뉴를 물어본다고 해서 내 입맛에 딱 맞는 메뉴를 골라주지는 않는 것 같다. 나중에서야 연어 크레페를 시킬껄 하고 후회를 했지만 배는 이미 불렀다. 🤣🤣🤣

 

연어 크레페

 

하지만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서버도 친절했기 때문에 모두 좋았다. 다음에 또 가면 꼭 연어 크레페를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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