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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캐나다 맛집탐방

우연히 찾은 세네갈 레스토랑 - 졸로프 볶음밥과 양고기 치에부

by 밀리멜리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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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의 새로운 식당을 찾아다니다 보니, 요새는 맛집을 알아보는 눈이 생긴 것 같다. 정말 우연히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일요일, 우리는 11시쯤 늦은 브런치를 먹고 피아노 콘서트를 갔다. 콘서트가 4시쯤 끝났고, 완전 배가 고파졌다.

"진짜 배고프지 않아?"
"어. 엄청. 이 근처에 레스토랑이 엄청 많다던데..."

 

배고프당

날씨는 엄청 따뜻했고, 교회 주변은 레스토랑이 무척 많았다. 봄부터 가을까지만 여는 크레머리(아이스크림 가게)에는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들의 줄이 엄청나게 길게 늘어서 있었다.

"뭘 먹지?"
"일단 구글에서 평점 좋은 레스토랑을 좀 찾아볼게."
"구글 평점 믿을 게 못되더라. 음... 그래도 5점 만점에 4.3은 넘어야 해."
"여기 외국음식 식당이 엄청 많은데! 멕시코 식당의 엔칠라다도 맛있을 것 같고, 인도 식당에서 버터치킨을 먹어도 좋겠고... 한식당이나 초밥집도 있네."

한식당의 메뉴를 구경하다가 치킨이 3만원이 넘는 걸 보고 인플레이션을 실감했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 어느 조그만 식당에서 음식을 테이크아웃하고 나오는 한 남자를 봤다. 얼굴에 확신과 만족감이 차 있는 표정이었다. '빨리 가서 맛있게 먹어야지!'하는 표정이 얼굴에 쓰여 있었다.

 

그 표정을 보니 식당이 맛있을 것 같다는 감이 왔다. 간판을 보니, 아프리카와 캐리비안식 식당이라고 쓰여 있다.

 

아프리카 식당 마이차


식당은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저 손님의 만족스러운 표정!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같아 보였는데, 찐 아프리카 이민자가 선택한 제대로 된 아프리카 음식일 것 같았다.

"우리 여기 가볼래? 방금 저 사람 표정이 정말 기대감에 가득 찬 표정이었거든. 숨겨진 맛집 냄새가 나는데."
"좋아! 안그래도 완전 새로운 음식이 먹고 싶었어. 여기 별점도 4.6이다!"

 


내부가 넓지 않은 걸로 보아 주로 테이크아웃을 하는 식당인 모양이다. 아프리카 풍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맘에 든 그림
메뉴 뭐먹지?

우리는 메뉴를 한참 보다가 치킨과 양고기를 시키기로 했다. 작년 아프리카 음악축제 때 한번 이런 음식을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어서 한번 더 먹어보고 싶었다. 

 

식당 직원이 나와서 주문을 받는다.

 

"치킨 야싸하고, 양고기 띠부 주세요."

"양고기 치에부요?"

"네. 그렇게 발음하는 거구나. 어느 나라 음식이에요?"

"세네갈 음식이에요."

 

직원은 씩 웃으며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건넨다.

 

여기는 테이크아웃을 하는 식당이라, 이곳에서 주문하면 다시 집까지 가서 먹어야 하는데... 배고픔을 참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이미 아프리카식 음식에 꽂혀서 다른 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도 맛있는 음식 냄새가 솔솔 나서 좀 힘들었다. 배고파!!

돌아오는 길에 음식이 살짝 식었지만, 전자레인지에 돌리니 정말 괜찮았다. 양고기와 치킨 모두 볶음밥과 함께 요리되어 나온다.

 

맛은??

 

졸로프와 양고기 치에부

진짜 맛있었다. 양도 푸짐하고!

 

아프리카식 볶음밥은 졸로프라고 부른다. 졸로프 볶음밥에는 여러 향신료와 양념이 들어간 것 같은데, 뭔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그냥 맛있다! 

 

고기는 말해 뭐해, 양념 바베큐 치킨이라 진짜 맛있었다. 양념들이 다 새로워서 무슨 향인지 표현하기가 힘들다. 남친이 시킨 양고기는 생소해서 좀 별로였고 난 치킨이 좋아서 치킨만 신나게 뜯었다.

 

치킨과 졸로프

한 접시 배부르게 먹고 나서도 양념볶음밥이 반 넘게 남았다.

 

푸짐하기도 하지! 아프리카 사람들은 마음씨가 좋아🎵 남은 건 다음날 도시락으로 싸갔다.

 

맛있어...!

가장 신기한 건 플란틴이라는 채소이다. 이건 꼭 바나나처럼 생겼는데, 생으로 먹지 않고 구워 먹는다. 식감은 고구마같은데, 고구마 맛탕을 먹는 것처럼 달고 폭신하다.

 

바나나처럼 생긴 플란틴

 

몬트리올은 이민자가 정말 많은 곳이라, 한식당을 포함해 각국의 이민자들이 차린 다양한 식당이 많다. 이민자들이 많아서 좋은 점은 이런 외국의 정통 음식을 꽤나 괜찮은 퀄리티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 내가 세네갈 음식을 먹어보겠어...! 

 

다른 손님 표정만 보고 식당을 골랐는데, 괜찮은 모험이었다. 매우 뿌듯하군!

 

이렇게 나의 몬트리올 맛집 리스트에 또 하나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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