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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캐나다 맛집탐방

샤또 프롱트낙 옆, 라 부쉬 - 치킨와플과 메이플시럽 오두막 식사

by 밀리멜리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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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여행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이곳으로 정했다. 멋진 샤또 프롱트낙 호텔 근처의 식당이다.

 

라 부쉬
샤또 프롱트낙 호텔
샤또 프롱트낙 호텔

이 식당도 역시 맛집감별사 남친께서 특별히 골라주었다. 어디서 이렇게 맛집을 잘 알아오는 건가 궁금했다.

 

"너 맛집 어디서 찾아?"

"나 레딧(Reddit)에서."

 

오호... 역시 미국 덕후(?)가 많다는 레딧... 맛집 덕후도 많은 모양이다. 레딧에서 언급된 맛집들은 주로 괜찮았다!

 

기다리는 사람들

그런데 역시나 맛집 아니랄까봐 대기줄이 길었다. 보아하니 적어도 2~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즐거운 퀘벡여행의 마지막 날인데, 시간이 좀 아깝기도 하고...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대기줄이 길면 고민이 된다.

 

대기줄 맨 끝으로 가 서니 강아지 세 마리가 묶여있었다. 아마 보호자가 식당안에서 식사를 하는 모양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귀여워해준다.

 

나도 줄 서다 말고 잠깐 가서 강아지들한테 인사를 했다.

 

그런데 강아지가 자꾸 내 허리쪽에 코를 댄다. 잉??

 

뭔가 싶어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전날 숙소에서 받은 달달한 초콜릿이 다 녹아버렸다. 주머니 속 냄새를 맡다니 정말 개코네! 하지만 강아지들은 초콜릿 먹으면 안 되지.

 

사람 많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창가 자리 겟!

그래도 사람들이 좀 적은 구석의 창가자리를 안내받았다. 식당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가 창가자리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사람이 정말 많아서 그런지... 서버가 한번 가면 잘 오지 않는다. 메뉴를 주고 감감 무소식이다. 

 

"너 뭐 먹을래?"

"나 잠깐 메뉴 좀 보고..."

 

이번 여행에서 식당 선택/메뉴 선택에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마지막 식사는 그래도 만족스럽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서버가 늦게 오는 덕분에 마음 놓고 계속 메뉴를 골랐다. 

 

라 부쉬 브런치 메뉴

그렇게 머리 싸매고 고민해봤자 결국 고른 메뉴가 맨 위에 가장 크게 쓰여진 두 메뉴다. 슈거섁 플레이트와 치킨와플.

 

"결국 제일 크게 쓰인 걸 골랐네."

"그래도 맛있으니까 크게 써놓은 거 아니겠어?"

"슈거섁 플레이트 설명 봐... 딴 거 없이 그냥 '빅 원'이래. 엄청 양 많은가?"

"너 다 못먹으면 내가 먹으면 되니 걱정 마."

 

퀘벡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슈거섁은 메이플시럽을 만드는 오두막이라는 뜻이다. 메이플 시럽 수확 철인 2~4월에는 그 오두막에서 각종 메이플 시럽을 얹어먹는 식사를 내주는데, 양 많고 달달하기로 유명하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꽤나 기다렸다. 서버가 많이 바쁜 모양이야...

 

퀘벡 식당 바이브

식당 안에 바가 따로 있어서, 술 마시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술을 마셨다. 그러고보니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여기 사람들은 밖에 손님이 줄 서서 기다린다고 해서 눈치보고 후딱 먹고 나가지 않는다. 나는 사람 많은 식당에 대기줄이 길면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서(?) 빨리 먹고 나오는 편이었는데, 여기서는 맥주 한잔 두고 실컷 이야기하며 느릿느릿 나간다. 나도 이제 눈치를 좀 덜 봐야겠다.

 

메이플시럽 오두막(슈거섁) 플레이트

드디어 메뉴가 나왔다! 역시 '빅 원'이라는 말 답게 정말 양이 많다. 그런데 식판에 나올 줄이야 🤣🤣

 

이 식판이 너무 커서 테이블을 다 차지했다. 물컵 둘 데가 없을 정도로 식판이 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감자튀김, 블루베리 크레페, 햄과 베이컨 소시지, 베이크드 빈즈, 토스트와 달걀 스크램블, 과일 그리고 고로케. 

 

빅원 메뉴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건 의외로(?) 크레페! 정말 얇고 부드러웠다. 🥟

가장 별로였던 건 베이컨. 메이플 시럽에 졸였는지 너무 딱딱했다. 🥓

 

하지만 다 맛있었다! 양이 많아도 어떻게든 플레이트를 비웠더니 저녁까지 배불렀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것도 안먹어도 별로 배가 안고플 정도였다.

 

치킨 와플

치킨 와플이라고 해서 별로 기대 안했는데, 정말 반전! 여행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다시 먹고 싶은 메뉴다.

 

어떻게 와플을 구웠는지 촉촉하고 고소하면서 달콤한 맛... 그렇지만 여기 메뉴 중 제일 맛있었던 건 치킨이다! 🥠

 

아니 치킨 양념 어떻게 한거야!!! 너무 궁금해...🤩

 

치킨 어떻게 만든 건가요...

정말로 비법이 궁금해지는 맛이었다. 비법을 안다고 내가 따라할 수 있겠느냐만은...

 

분명 튀김옷은 없는데 튀긴 것처럼 바삭바삭하고, 속은 치킨 다리살로 만들어서 부드럽다. 거기다 메이플 시럽이 들어갔다는 것만 알 정도로 메이플시럽과 버터 향이 딱 풍긴다. 그런데 무슨 맛인지 설명하기가 힘들다. 아는 맛인데 새로운 맛.... 아는 맛인데 새로운 맛...? 치킨 부드러운 다리살인데 겉양념이 정말 새롭다.

 

여행 내내 먹은 것 중 하나만 다시 먹을 수 있다면 이 치킨와플을 고르겠다....🤤

 

 

이 식당을 끝으로 우리 퀘벡 여행이 서서히 막을 내렸다. 정말 맛있어서 오랜 기다림도 충분히 보상이 되었고, 여행이 끝나간다는 섭섭함까지 싹 날려주는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이 식당을 11시 반쯤에 갔는데, 우리 둘 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 9시가 될 때까지 뭘 먹고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다. 이걸 먹고 퀘벡 여행 마지막을 즐기자며 박물관과 만화 전시회, 그리고 우체국을 찾아 퀘벡시 여기저기를 계속 걸어서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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