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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스노우버드가 스타벅스 훈제베이컨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이유

by 밀리멜리 202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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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 랑니님이 날더러 '인복이 좋다'라고 해준 적이 있다. 그 댓글을 보고 정말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요즘 확실히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오늘 들은 좋은 소식은, 쟝이 새로 생긴 디렉션에 나를 추천해 주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익숙한 곳에서 비슷한 업무를 좀 더 할 수 있게 되었다. 간단하게 바로 맞은편 사무실로 옮기면 된다.

 

사실 직장을 바꿔야 한다는 소식에 아쉽기도 하고 걱정도 되긴 했는데, 내가 비슷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쟝이 배려해 준 것이다. 이제 겨우 업무 용어에 익숙해졌는데, 덕분에 직장 바꾸어야 할 걱정이 바로 사라졌다.

 

이 소식을 듣더니 팀원들이 다들 다행이라고 해준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번만 출근하는 이프레옌과 블롱드가 커피와 샌드위치를 또 사주었다! 

 

감사합니다...ㅠㅠ

 

"좋은 소식을 축하하며 먹어야겠네! 네가 좋아하는 대로 아메리카노랑 훈제베이컨 샌드위치야. 내 블롱드가 너한테 선물해 주고 싶대."

 

이프레옌과 이프레옌의 블롱드(여자 배우자/파트너를 뜻하는 퀘벡말)는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있다. 얼마 전, 넷플릭스 '연모'의 ost 유튜브 링크를 알려드렸더니 고맙다고 자꾸 커피도 사주시고 밥도 싸주신다.

 

얼마나 K-드라마 팬인지, 지난 주말에는 한국 드라마 시상식까지 시청했다고 했다.

 

"아니, 시상식은 지루하지 않아요?"

"지루하긴! 드라마 ost도 연주되니까 좋고, 거기 나오는 배우들을 다 알아보니까 재밌게 봤어!"

 

시상식에 나오는 배우들을 다 알 정도라니!!

 

훈제 베이컨 샌드위치

훈제 베이컨 샌드위치, 역시 맛있었다. 이프레옌의 원픽!!

 

몬트리올은 아직 쌀쌀한 편인데, 샌드위치가 따뜻해서 치즈가 녹아 있는 것이 정말 좋다. 

 

"이걸 먹으면 마이애미로 여행하는 생각이 나. 마이애미에는 스노우버드(snowbird)가 사는 동네가 있거든. 스노우버드 알아?"

"그게 뭐예요?"

"스노우버드는 겨울동안 따뜻한 나라로 휴가를 가는 사람들을 말해. 마치 철새처럼."

 

 

"아하, 알겠어요. 맞아, 너무 추우니까 철새처럼 겨울마다 따뜻한 나라로 가고 싶어요."

"나는 항상 마이애미로 가거든. 몬트리올에서 마이애미로 갈 때, 나랑 블롱드는 비행기를 안 타고 차로 가."

"차로요? 몇 시간 걸리는데요?"

"한 2~3일 걸리지."

"우와, 2~3일을 차를 타고 간다고요?"

 

이럴 땐 아메리카 대륙이 진짜 크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뭐, 천천히 풍경 즐기면서 가는 거지. 게다가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그렇겠네요. 미국도 구경하면서..."

"그렇게 운전해서 갈 때, 그 샌드위치를 사먹었거든. 스타벅스는 어디나 있으니까 여기나 미국이나 똑같은 맛이라서 좋아. 아무튼, 마이애미가 스노우버드들이 제일 자주 가는 장소지."

"그럼 이프레옌도 스노우버드예요?"

"난 당연히 스노우버드지! 하하하! 나는 항상 따뜻한 쿠바에서 온 사람이라고. 마이애미에 내 친척들도 있고, 친구들도 있거든. 그래서 마이애미에 자주 가는데, 벌써 한 40번쯤 갔나..."

"겨울마다요? 1년에 한번?"

"그보다 더 자주 가기도 하고."

"우와..."

 

새삼 이프레옌이 엄청 따뜻한 나라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도 스노우버드 하고싶다! 겨울마다 따뜻한 나라로 여행가는 사람!

 

오! 강아지 공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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