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식물 한 마리를 더 데려왔다.
사실은 별 생각 없이 시내를 지나치다가 꽃집 앞에서 구경을 했는데, 화분이 야외에 나와있는 게 정말 예뻐서 나도 모르게 구입했다.
이 꽃집은 시내 한복판에 있는 교회 앞에 설치된 간이 컨테이너 같은 건물이다. 화분 진열도 예쁘게 잘 해놔서인지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하나씩 살펴보곤 한다. 나도 한참을 구경하다가 하나 집어왔다.
이렇게 여러 종류가 옹기종기 모여있으니 정말 예쁘다. 버블이를 키우고 나서 나도 다육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뭘 하나 고를까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남은 후보는 크라슐라였다. 잎이 꽃처럼 피어나서 정말 예쁘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크라슐라는 돌나물 종류라고 한다. 아니, 봄철에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그 돌나물?
돌나물 하니 잘 삶은 오징어에 초고추장 찍어먹는 게 생각난다. 갑자기 먹고싶어지는데, 돌나물도 화분에 키울 수 있나??
하지만 결국 선택한 것은 이 녀석이다. 이유는 초록색이 이뻐서...! 그리고 길쭉길쭉한 잎도 예쁘다. 🌿
이걸 들고 주인에게 가니 종이봉투에 싸 준다. 어떤 종류인지 궁금해서 주인에게 물어봤다.
"이거 이름이 뭐예요?"
"이름 없어요. 그냥 다육식물(서큘런트)이에요."
"이름이 없다고요?"
난 약간 벙찐 표정을 지었다. 🙄
"원래 다육식물 중에는 이름 없는 식물들이 많아요. 그냥 1~2주에 한번 물 주면 되요. 햇빛 있으나 없으나 잘 자라고요."
"네..."
조금 실망하며 돌아왔지만, 그래도 설마 이름이 없을까 싶다.
이전에 데려온 다육식물, 페페로미아 호프인 버블이는 잘 크고 있다. 꽃집 주인이 굉장히 천천히 자란다고 해서 기대를 안했는데, 은근히 줄기가 쑥쑥 자라고 잎도 커지고, 새싹도 나고 있다.
그런데 버블이는 조금 공간이 모자란 모양이다. 이파리가 서로 겹치더니 얇은 이파리가 살살 구겨지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분갈이 하는 법을 배우고, 필요한 용품도 사야겠다.
새 다육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이전에 버블이라는 좋은 이름을 붙여준 남친에게 또 부탁했다.
"얘 이름 지어주라."
"왜 나만 짓냐? 니가 지어."
"이전에 잘 지어줬잖아. 버블이."
"음, 그럼... 니들이 어때?"
"오, 그거 왕좌의 게임에 나온 아리아 검 이름 아냐?"
아무튼 니들이라는 이름도 마음에 든다. 잘 키워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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