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 달이 밝은 날이니 달구경을 하러 가기로 했다. 정확히는 아직 하루 남았지만, 그래도 보름달이 떴을 것이다.
그런데 도심 한복판이라 그런지 달이 잘 보이지 않는다.
"왜 달이 안 보이지? 아직 시간이 너무 이른가?"
"8시 넘었는데 안 보여!!"
10분째 걷는데 사방을 훑어도 달이 안 보인다. 동서남북도 모르고... 높은 곳으로 한번 올라가 보기로 했다. 어디에서 달이 뜨는 거야??
그러다가 찬이가 "어, 저기! 저기!" 하고 하늘을 가리켰다. 과연, 정말 큰 달이 있었다.
건물 사이에 약간 주황색을 띤 둥그런 달이 보였다. 엄청 커!!
너무 커서 초현실적인 기분이다. 멍하니 쳐다보게 된다.
실제로 보면 큰데, 사진으로는 하나도 그 느낌이 안난다.
우리는 건물 계단에 앉아서 가만히 달구경을 하기로 했다.
줌을 땡겨봐도 실제 느낌이 안난다. 아쉽네!
하지만 이 달이 엄청 예뻐서 여러 사람의 발길을 붙잡았다.
우리 말고도 이 달에 감탄한 사람들이 많았다 😄
지나가다가 달 구경하는 사람 1.
주섬주섬 카메라로 달을 찍는다.
왁자지껄 시끄럽게 떠들며 걷던 학생들.
그러다 어떤 한 명이 소리를 지른다.
"오마이갓! 가이즈, 룩앳댓(Oh my god! Guys, look at that)!!"
"오, 쏘 씩! 와우...(Oh, so sick! wow)..."
앞서 가던 두 명이 이 소리를 듣고 뒤돌아와 달구경을 한다.
이게 추석 달입니다! 넘 이쁘죠?!
캐나다에서는 추석 느낌도 없으니 정말 아쉽다. 한인 마켓에 가봐도 평소와 별다를 게 없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문화를 외국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 달이 가장 예쁜 날을 기념하는 축제라고 생각하니 낭만적이다.
이렇게 꽉 찬 달을 보니 왜 옛날에는 양력이 아니라 음력을 썼는지 이해가 간다. 음력 15일마다 빵빵하게 큰 달을 볼 수 있는 거 아냐?
또 달보고 걸음을 멈춘 사람 한 명 더!
또 달 사진을 찍는 사람들.
이분들, 사진 잘 나왔나 모르겠다. 나는 영 작게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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