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이와 점심메뉴를 고민했다.
"내가 오늘 점심에 해주고 싶은 게 있었는데."
"뭔데?"
"일단 기다려."
하더니 말도 없이 슝 나가버린다.
20분 후, 찬이가 장을 보고 돌아왔다. 가방에 양배추랑, 피타, 치즈 등등이 들어있다.
"뭐 해줄 건데?"
"비밀."
"잠깐만... 피타 빵 있는 거 보니까 뭔지 알겠는데?"
"레바논 식 샌드위치 해주려고!"
"우와!!"
어제 레바논식 샌드위치 가게에 가서 하나 사먹자고 했는데, 어쩐지 거절하더니만...
자기가 만들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런 것도 집에서 만들다니!
"적양배추랑 그냥 양배추랑 둘 다 사왔다. 너 양배추 먹고 싶다 했잖아."
그랬나?! 고맙구만ㅋㅋㅋ
"이거 치즈도 얼마나 좋은 건데! 진짜 체다 치즈다. 플라스틱에 든 가공 치즈는 가짜 치즈다."
찬이는 프랑스인 룸메이트랑 살고 난 이후로는 치즈맛에 아주 까다로워졌다. 냄새가 독한 블루치즈같은 것도 잘 먹는다. 특히 가공치즈를 아주 싫어한다.
나는 솔직히 치즈맛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그 가공치즈도 맛있는데...
"오, 치즈 녹았네."
"사진 찍을 거면 이렇게 치즈 죽 늘어나는 거 찍어봐!"
카메라를 들이대 보았으나 생각보다 그렇게 쭉 늘어나지는 않는다 😂😂
녹은 치즈에 양배추 올리고, 아보카도를 얹었다.
아보카도를 플레이팅하는 정성스러운 손길 ㅋㅋㅋ
비장의 무기!
소고기 양파 볶음을 올렸다.
역시 양을 아끼지 않는다.
고기 위에 또 허머스를 올리고, 양배추 샐러드에 타즈키 소스를 얹었다. 허머스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부드러운 소스이고, 타즈키는 그릭요거트로 만든 새콤한 흰색 소스다.
집에서 만든 거라 재료를 푸짐하게 넣었더니 너무 커졌다. 한 입 베어먹으니 재료가 뒤쪽으로 다 빠져나온다.
"우와, 이거 엄청 커!"
"원래 흘리면서 먹는거야."
집에서 만들어서 바로 먹으니 피타 빵이 바삭바삭하다. 양도 많고...
"요리솜씨가 대단하다! 덕분에 잘 먹었어, 고마워!"
"잘 먹으니까 좋네. 나중에 또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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