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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노조에서 받은 간식 선물과 볼거리

by 밀리멜리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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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사무실 밖이 북적북적하니 시끄럽다. 

 

엄청나게 큰 락 음악을 스피커로 틀어대고, 삑삑삑 소리나는 손나팔에다가, 각종 피켓을 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노조에서 행사가 열려 길거리 행진을 한다고 한다.

 

"마리, 얼른 와봐. 창문밖에 저게 뭐야?"
"앗, 노조다. 와, 정말 시끄럽네."
"뭐 먹을 것도 나눠주는 것 같은데?"
"그러네. 피자인가??"

 

하얀 가발을 쓴 삐에로도 오고, 저글링을 하는 사람과 훌라후프, 불채찍을 흔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 나 오늘 오전 열 번도 넘게 창문 내다봤어."
"그렇지? 나도 집중이 안 되더라."
"응, 소리 지르고 나팔 부니까 뭔 일인가 싶어서 자꾸 보게 돼. 이사벨은 벌써 집에 갔어! 오후에 프레젠테이션 해야 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일 못하겠대."
"하하하! 노조들이 자리는 제대로 잡았네! 관리직들 관심을 끌었으니까. 관리직들 눈길 끄는 게 노조 역할이잖아."
"그렇군! 난 먹을 거에만 관심이 가는데 ㅋㅋㅋ"

확실히 눈길 끄는 건 제대로 하는 것 같다.

훌라후프를 든 여자가 사람들을 훌라후프에 집어넣고 끌어당긴다.

 

이리 와봐요 핫도그 아저씨~

 

그러더니 혼자서 훌라후프를 빙빙 돌린다.

 

그러다가 탁! 탁! 하는 소리가 나서 보니, 누군가 불채찍을 휘두르면서 눈길을 끈다.

 

"나 나가서 볼래. 궁금해."
"어, 점심시간 되려면 아직 10분 남았는데."
"너 바쁘구나? 밖에 별로 관심 없어? 그럼 나 혼자 보러 가고. 먹을 것도 받아올래."
"그래, 나 점심 먹고 바로 회의가 있어서. 잘 다녀와. 불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고! 조심해!"
"하하하하, 알았어!"

 

그래서 불채찍을 휘두르는 여자를 직접 눈으로 봤다. 

 

구경하고 있는데, 방송국 아나운서가 히잡을 쓴 옆사람에게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댄다.

"여기 직원이시죠?"
"아, 네, 직원이긴 한데... 저 들어온 지 얼마 안되서 잘 몰라요."

혹시 나에게도 인터뷰 요청을 할까봐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

 

삐에로의 공던지기 

 

핫도그맨!

 

피자인 줄 알았는데, 이건 샌드위치였다.

게다가 티셔츠도 받았다.

 

"사이즈 스몰 줄까요, 아니면 미디엄 줄까요?"
"어... 미디엄 주세요."
"확실해요?"
"네."

노조 티셔츠를 언제 입고 다니려나? 아마 잘 때 입을 것이므로 헐렁한 걸 입어야 한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티셔츠 사이즈가 큰 편이지만 그래도 헐렁한 게 더 편해... 가능하다면 엑스라지를 받았을 텐데ㅋㅋㅋ 

 

오.. 구성 좋은데?

 

아이스크림 트럭도 왔다!

 

"프랄린 줄까요, !@%# 줄까요?"

하는 질문에서 못 알아들었기 때문에 그냥 프랄린을 달라고 했다. 프랄린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어주는 두 분.

 

엉... 이게 프랄린이구나. 맛있네! 노조 덕분에 잘 얻어먹었다.

이걸 들고 다니니 사람들이 막 말을 건다.

"당신 간식 받았군요!"
"네, 저 밖에서 카드를 보여주면 샌드위치랑 아이스크림을 주더라구요."
"어쩜 친절하기도 해라! 얼른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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