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시험이 드디어 끝났다. 그치만 공부하는 게 이게 끝은 아니고, 이제 겨우 시작이랄까...😂
하지만 시험이 끝나니 그제서야 좀 안도감이 든다. 오늘 하루 내내 긴장했는데, 이제야 홀가분함이 느껴진다. 이런 가벼운 마음을 느끼려면 꼭 어렵고 두려운 감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일까? 잠시 생각하게 된다.
사랑을 느끼려면 사랑이 아닌 것을 알아야 하고, 편함을 느끼려면 불편함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홀가분함을 느끼는 것도, 그전까지 긴장하며 불안해했기 때문에 그 반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일이 끝나고 시험을 치려고 예약을 해놨는데, 실험조수가 계속 얼마 전부터 전화를 걸어온다.
"실험실인데요, 시험 예약을 왜 이렇게 늦게 했나요? 바로 다음 날에 시험치면 좋을 텐데."
"어... 그 때 밖에 시간이 안 나서요."
"그래요? 좀 앞으로 미룰 순 없나요? 수요일 1시도 있고, 목요일 2시도 되는데..."
"음... 한번 알아볼게요."
"그래요, 강요하는 건 아니예요. 그저 빨리 치고 끝나면 좋으니까."
나도 빨리 끝내고 싶은데, 오후 1시나 2시에 시험을 치려면 휴가를 써야 한다. 휴가가 쌓이긴 했지만... 그래도, 더 모으고 싶은 건 욕심인가?
휴가 쓰기 싫어서 원래 예약한 날짜에 하기로 다시 전화를 했는데, 갑자기 시험 당일 또 전화가 왔다.
"4시에 시간이 비는데, 이때 올 순 없나요?"
"글쎄요..."
"강요하는 건 아니에요. 혹시 일찍 올 수 있으면 해서 물어봤어요.."
아무래도 실험실 조수가 빨리 퇴근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ㅋㅋ 난 휴가를 써버리기 싫어서 그냥 원래 예약을 유지했다.
그래도 실험실 마담은 꼼꼼하게 시험치는 걸 안내해줬다. 2시간 시험칠 동안 학생은 나 혼자뿐이었다.
시험은 실험과정을 모두 손으로 쓰고, 결과를 분석하는 리포트를 내는 거였다. 실험과정 한번 더 읽고 나올걸! 게다가 중간에 공식을 까먹어서 끙끙댔다. 다행히 끝나기 전에 기억나서 어째어째 답은 맞았다.
"잘 되고 있어요? 거의 끝나가죠?"
"아, 네... 공식을 잘못 써서 좀 막혔어요."
"시간은 이제 반밖에 안남았으니 서두르는 게 좋을 거에요."
일찍 끝날 줄 알았는데, 결국 2시간을 꼬박 다 썼다.
돌아오는 길이 춥고 좀 무섭다. 이곳은 주택가 옆 공원인데... 낮에는 평화로워 보였던 곳이 좀 으스스해진다.
아무튼, 이제 좀 홀가분하게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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