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회식은 여전히 엔빵, 각자내기

by 밀리멜리 2022. 11. 25.

반응형

크리스틴의 생일을 맞아 점심회식이 있었다. 장소는 저번에 갔던 "빠땃오푸" 감자요리 전문점이다. 빠땃은 퀘벡 프랑스어로 감자라는 뜻이다.

저번에 나와 넷지가 주문했던 감자오븐요리가 맛있어 보였는지 두 명이나 이 메뉴를 시켰다.


"저번에 여기서 뭐 시켰었어?"
"몽헤알레즈라는 감자 오븐 요리. 사진 보여줄까?"

"오, 맛있어 보이는데. 너 이거 안 시킬거야?"
"음... 나는 감자 이렇게 많이 못먹어. 생각보다 양이 많아. 감자에 치즈, 버섯, 베이컨, 양파가 올라갔는데..."

"아, 맞아! 저번에 크리스틴이 버섯 싫어해서 못 먹었지!"

 

버섯을 싫어하는 크리스틴 이야기가 생각나 모두 웃었다.

 

급히 결성된 점심 회식 - 감자요리와 샌드위치

 

급히 결성된 점심 회식 - 감자요리와 샌드위치

동료들과 함께 밖에 나가서 점심 회식을 했다. 나랑 넷지는 거의 도시락을 싸오는 편이고, 다른 동료들은 카페테리아에서 사 먹는 편이다. 이번 회식은 어쩐지 급 결성된 감이 있는데... 얼마 전,

milymely.tistory.com

 

"아, 나 이번에 그거 시킬까..."
"버섯은 빼고?"
"잠깐 잠깐, 주문하러 올 때까지 더 보고..."

나는 저번에 감자 위에 치즈가 너무 많아서 다 못먹었기 때문에 치킨 랩을 먹기로 했다.

"너는 치킨 랩 먹을 거야?"
"응, 감자 요리는 양이 너무 많아."

감자를 이렇게 좋아하는 지역의 감자 요리 전문점에 와서 감자를 안 시키는 건 조금 아깝지만... 

뭐, 솔직히 말하면 이게 고구마 요리였으면 먹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고구마를 실컷 먹었는데, 여기 고구마는 조금 다르게 생겼다.


속이 주황색인 고구마! 푹 익혀도 밤고구마보다도 단단하다. 그리고 덜 달달하다. 그래서 자주 안먹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메뉴 고민을 하다가 훌쩍 시간이 가 버렸다. 그 동안 한창 자잘한 이야기로 수다를 떨었는데, 회식도 여러 번 해 보니 역시 들리는 말이 더 많아졌다.

이사벨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블루레이판을 선물로 받았는데, 틀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쌓아놓고 있다는 이야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캐롤 이야기, 월드컵 이야기...

캐나다는 첫 진출인데도 별로 관심있는 퀘벡 사람이 없었다. 이프레옌과 나, 넷지만 실컷 월드컵 이야기를 했다.

"한국은 어떻게 됐지?"
"오늘 아침 경기였는데 0-0 무승부래요."
"이번에 일본이 독일을 이긴 건 정말 예상 밖이었어."
"나도 정말 놀랐어요."

 

이프레옌은 이제 정말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프레옌, 은퇴 계획은 어떻게 되요? 캐나다 횡단 여행?"
"아, 물론이지. 그것도 하고, 또 다른 방향으로도..."
"동서가 아니라 남북으로?"
"그렇지, 미국이랑 멕시코 지나 남미도 갈까 해. 물론 안전한 곳으로 가야겠지만.."

이프레옌이 일할 날은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다. 마리가 크리스마스 파티와 은퇴 파티, 선물 교환식을 함께 하자며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걸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서 정말 좋다.

앞으로도 회식이 좀 많아질 것 같다.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선물 교환식과 회식이 있을 거니까! 회식은 여전히 엔빵 각자내기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