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컬쳐리뷰/음악 리뷰

아리아나 그란데 - 포지션 뮤직비디오 의미와 가사 해석 - 사랑이야기일까, 정치적 메시지일까?

by 밀리멜리 2020. 11. 3.

반응형

 아리아나 그란데 - 포지션 뮤직비디오 장면

 

아리아나 그란데의 신곡, 포지션(Postions)이 지난 10월 23일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되었다. 시기가 미묘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모습을 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뮤직비디오. 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더욱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벌 오피스에 앉아 서명하는 아리아나 (유튜브)
내각을 이끌며 회의를 진행한다. (유튜브)

이 뮤직비디오의 처음에 나오는 배경에 주목해 보자. 미 합중국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가 보이고, 아리아나의 뒷쪽에 미국 국기가 있다. 만년필을 들고 법안에 서명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미국 대통령이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아리아나가 의원들과 열띤 토론을 펼치며 회의를 주재한다.

 

아리아나는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팬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자아낸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 (유튜브)
침실에서의 모습 (유튜브)

노래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Switching the positions for you (널 위해 자리를 바꿀게)" 라는 가사의 후크 부분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아리아나는 섹시한 레이스 옷을 입고 몸매를 뽐내며 주방에서 요리를 하며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다. 다음 장면에서는 "I'm in the bedroom (난 침실에 있어)" 라는 가사와 함께 정말 침실 안의 아리아나를 보여준다.

 

여러분은 이 뮤직비디오의 반전된 장면들을 보고 어떤 해석을 하실지 모르겠다. 팬들과 전문가들의 여러 해석이 분분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니까, 정답인 해석은 없다. 가사를 한번 보자.

 

 아리아나 그란데 - 포지션 (Ariana Grande - Positions) 가사/해석

 

[1절]

Heaven sent you to me (너는 천국이 보낸 선물일까)
I'm just hopin’ I don't repeat history (다만 과거를 반복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프리코러스]

Boy, I'm tryna meet your mama on a Sunday (일요일엔 너희 어머니를 만나고)
Then make a lotta love on a Monday (월요일엔 너랑 사랑을 듬뿍 나눌 거야)
Never need no (No), no one else, babe (다른 사람은 필요 없어)
’Cause I'll be (내가 있을 테니까)

 

[코러스]

Switchin' them positions for you (널 위해 포지션을 바꿔)
Cookin' in the kitchen and I'm in the bedroom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침실에서도)
I'm in the Olympics, way I'm jumpin' through hoops (올림픽에 나간 것처럼 장애물을 뛰어넘어)
Know my love infinite, nothin’ I wouldn’t do (내 사랑은 무한해,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거야)

That I won't do, switchin’ for you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바꿀거야)

 

[2절]

Perfect, perfect (완벽해, 완벽해)
You're too good to be true (이렇게 좋은 사람이라니 믿을 수가 없어)
But I get tired of runnin', f*** it (하지만 이제 달리는 건 지쳐, 됐어)
Now, I’m runnin' with you (이제 너와 함꼐 달릴 거야)

 

[프리코러스] [코러스] 반복

 

[브릿지]
This some shit that I usually don't do (난 원래 이런 짓 안해)
But for you, I kinda, kinda want to (하지만 너를 위해서라면 하고 싶을 지도)
'Cause you're down for me and I'm down too (네가 나에게 푹 빠졌고 나도 너한테 빠졌으니까)
Yeah, I'm down too (그래 나도 널 좋아해)
Switchin' the positions for you (널 위해 포지션을 바꿔)
This some shit that I (Yeah) usually don't do (난 원래 이런 짓 안한다고)
But for you, I kinda, kinda want to (하지만 너를 위해서라면 하고 싶을 지도)
'Cause you're down for me and I'm down too (네가 날 좋아하고 나도 널 좋아하니까)

 

 뮤직비디오와 가사를 둘러싼 해석

 

1. 가사에 집중한 해석 - 현재 남자친구와의 깊은 사랑 

 

1절의 I don't repeat the histroy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전남친 피트 데이비슨(Pete Davison)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아리아나는 과거 연인들과 헤어진 경험이 많고, 다시는 그렇게 헤어지고 싶지 않으며 이제는 안정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현재 남자친구인 부동산 중개업자 '달튼 고메즈(Dalton Gomez)'와는 올해 2월부터 공개 연애를 시작했으며, 격리 기간동안 함께 지내며 애정을 깊게 쌓은 것 같다. 

 

특히, 일요일에 어머니를 만난다는 가사는 둘의 관계가 깊어지고 안정적으로 되었지만 월요일에는 또 불같은 사랑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현 남친 달튼 고메즈 (인스타그램)

 

코러스의 "Positions"가 가장 중의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섹슈얼한 의미가 될 수도 있고, 요리 같은 가정적인 일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도 있으며, 그 둘 사이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I'm in the Olympics, way I'm jumpin' through hoops" 의 부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올림픽 리듬체조 선수가 후프 사이를 뛰어넘듯이 장애물을 극복하겠다는 의미도 있고, 올림픽 마크의 후프처럼 사랑을 안정되게 꽉 묶겠다는 의미도 엿볼 수 있다.

 

 

종합해 보면, 지금 아리아나 그란데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확신이 있고, 사랑이 깊어져 안정적인 관계로 접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genius.com/Ariana-grande-positions-lyrics)

 

2. 뮤직비디오와 정치적 메시지에 집중한 해석

 

이 뮤직비디오는 한창 핫한 미국 선거 전에 공개되었고, 영상 속의 아리아나 그란데는 오묘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같지만, 그녀는 트럼프와는 다르게 "Switchin' them positions for you", 다른 사람들의 직위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you는 남자친구가 아니라 미국인, 전 세계인을 의미할 수 있고 "don't repeat the history"는 트럼프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 대통령이 이끄는 내각의 인물들을 보자. 인종도 다양하고, 여성들의 비율도 많다. 아리아나가 대통령인 세상에서는, 좀 더 다양한 인물들을 정치로 끌어들여 그들의 직위(positions)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그렇게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그 누군가라도 미국을 좀 더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꼬집고 있다.

 

아리아나를 따르는 수행원들과 정치인들은 모두 여성이다. 집에서 가정적인 일을 하는 여성들은 언제든 자기 위치(position)을 바꾸어 직장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그것도 최고 권력의 중심인 백악관에서 일을 한다. 아리아나는 그런 사회가 현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보다 더 나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는 좀 더 남녀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이 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이 입은 재킷 가슴에는 "MAIL"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어, 이 사람들이 우편 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리아나는 그 중 한 사람에게 메달을 수여하며, 우편 협회를 지지하고 있다. 왜 아리아나가 우편배달부에게 메달을 줄까?

 

여기서 지난 여름 미국 정치계에 있었던 사건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미 연방우체국은 코로나 때문에 큰 타격을 겪었고, 예산 부족을 메꾸기 위해 중국 우편물과 아마존의 배송업무를 도맡았다. 트럼프의 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국과 아마존이 우편업계와 엮이니, 트럼프에게는 눈엣가시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우편업계는 예산 추가를 요청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거절했다. 또한 트럼프는 우편으로 투표하는 방식을 비난하면서, 우편업계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와중에, 우편업계는 트럼프의 라이벌 대선주자인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고, 아리아나 그란데도 이런 정치적 상황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www.theguardian.com/music/2020/oct/23/ariana-grande-positions-review)

 

마치며

 

여기까지 봤다면 혼란스러운 것도 당연한 일이다. 가사를 보면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뮤직비디오를 보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노래를 어떻게 해석하든 정답은 없으니, 여러분이 해석하는 그대로가 정답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