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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음악 리뷰

방탄소년단(BTS), 'Life goes on' 해석 - 모두에게 주는 힐링 메시지

by 밀리멜리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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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신곡, 'Life goes on'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는 좋은 음악이어서, 그 매력포인트를 뮤비와 가사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www.youtube.com/watch?v=-5q5mZbe3V8&ab_channel=BigHitLabels

 

 모두에게 공감과 힐링을 주는 코로나 시대의 음악

 

뮤직비디오의 코로나 판데믹 테마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부터 나올 코로나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을 기대하고 있다. 음악에 그치지 않고, 문학이나 연극, 영화 등 예술문화 전반에 코로나 테마가 생겨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전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함께 겪은 어려움은 전무후무하다. 그 공동체감이 코로나가 주는 단 하나의 긍정적인 면일지도 모른다. 너도, 나도 모두가 다 겪은 일이니, 다 같이 힘내자.

 

 

이 코로나 판데믹 때문에 겪는 공포감이나 격리 기간 동안의 답답함, 소외감, 상실감, 우울감 등은 감정적으로 특이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그 감정을 77억의 세계 인구가 겪는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물론 없었더라면 더 행복했을 전염병이지만, 그 특별한 경험을 주제로 하는 예술작품들은 또한 더 특별할 것이다.

 

'Life goes on'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의 의지와는 반대로 모두 자가 격리 생활을 해야 했고,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다. 대신 포근한 실내에서 편한 파자마를 입고, 집안에서 피자를 시켜먹으며 게임을 즐기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격리 생활, BTS 뿐 아니라 77억 모두가 겪었던 일이다.

 

어느 날 세상이 멈췄어
아무런 예고도 하나 없이
봄은 기다림을 몰라서
눈치 없이 와버렸어
발자국이 지워진 거리
여기 넘어져있는 나
혼자 가네 시간이
미안해 말도 없이, yeah

이쯤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Life goes on의 1절 가사이다. 정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봄을 빼앗았다. 2월의 추위가 끝나고 봄은 눈치 없이 벚꽃을 활짝 피워냈다. 우린 나가지도 못하는데, 왜 그렇게 밖은 따스하고 특히나 아름다웠는지. 거리는 텅 비어 사람들의 발자국은 없어지고, 집에서 누워만 지낸 시간이 벌써 몇 달. 시간은 정말 훌쩍 흘러 가버려 벌써 다시 그 겨울이 왔다.   

 

오늘도 비가 내릴 것 같아
흠뻑 젖어버렸네
아직도 멈추질 않아
저 먹구름보다 빨리 달려가
그럼 될 줄 알았는데
나 겨우 사람인가 봐
몹시 아프네
세상이란 놈이 준 감기
덕분에 눌러보는 먼지 쌓인 되감기
넘어진 채 청하는 엇박자의 춤
겨울이 오면 내쉬자
더 뜨거운 숨

 

마스크를 쓰고 격리를 하고, 손소독제를 사고 식료품을 잔뜩 쟁여놓았다. 그렇게 빨리 달리고, 어떻게든 피하면 될 줄 알았는데 우리는 그 무시무시한 바이러스 앞에 한낱 인간일 뿐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그 힘 앞에 순응하고, 아름답고 재미있었던 지난날을 회상하게 된다. 이번 겨울이 지나면,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뜨거운 숨이란, 방탄소년단이 팬들 앞에서 격렬하고 짜릿한 공연을 하고 나서 내쉬는 숨이 아닐까.

 

 

끝이 보이지 않아
출구가 있긴 할까
발이 떼지질 않아 않아 oh
잠시 두 눈을 감아
여기 내 손을 잡아
저 미래로 달아나자

출구는 반드시 있다.

'출구가 있긴 할까?' 하고 묻지만, 그가 운전하는 차는 이미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다. 너무나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는 자유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가 있다. 뷔가 운전을 하다 고개를 돌리고 옆 창문을 보면 서울 올림픽 스타디움이 보인다. 이 스포츠 스타디움이 상징하는 것은 바로 큰 콘서트이다. 지금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그 팬들이 가장 원하는 것, 자유롭게 콘서트를 가서 즐겁게 보내는 그 미래의 날을 노래한다.

 

Like an echo in the forest
하루가 돌아오겠지
아무 일도 없단 듯이
Yeah, life goes on
Like an arrow in the blue sky
또 하루 더 날아가지
On my pillow, on my table
Yeah, life goes on
Like this again

 

노래가 절정으로 다다르며 하루하루가 '숲의 메아리(Like an echo in the forest)'같다고 노래한다. 숲의 메아리는 금방 사라진다. 메아리를 계속해서 듣는 사람은 없다.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무리 힘들고 시끄러워도, 진정되는 날이 오고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살아갈 것이다.

 

삶은 계속된다. (Life goes on)

일단 판데믹이 진정이 되면, 사람들은 코로나의 어려움을 모두 잊어버릴 것이다. 그러다 또 화살처럼 빠르게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미래엔 코로나 이상의 무서운 재앙이 인간을 다시 덮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고, 인생은 계속된다. (Life goes on).

 

이 음악을 빌려 너에게 나 전할게 
사람들은 말해 세상이 다 변했대 
Mh-hm-hm-hm
다행히도 우리 사이는
아직 여태 안 변했네
늘 하던 시작과 끝 ‘안녕’이란 말로
오늘과 내일을 또 함께 이어보자고 
멈춰있지만 어둠에 숨지 마
빛은 또 떠오르니깐

 

우리는 여전히 너희가 그리워.

마지막으로 방탄소년단은 팬들인 아미(ARMY)들에게 가사 속 숨겨진 편지를 보낸다. 다들 우리가 변했다지만, Mm-hm-hm-hm 하며, 그게 아니라고 하는 리듬감이 귀엽다. 방탄소년단 팬들이라면 이 장면을 보고 정말 감동스러울 것이다. 아미들이 그렇게 정성스럽게 보내는 팬레터들에게 답장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에게 답장을 해준다면 정말 감동스러울 것이다.

 

 

 BTS가 색다르게 시도하는 로파이 힙합(Lo-fi Hiphop)

 

솔직히 말하면 BTS의 예전 곡들을 잘 몰라서, 그들이 이전에 로파이 힙합의 곡을 시장에 낸 적이 있는지 아닌지 모른다. 로우파이 힙합(Lo-fi Hiphop)은 비교적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힙합의 서브 장르로, 이름 그대로 lo-fi(저음질)의 샘플 힙합이다. 

 

유튜브의 로파이 힙합 이미지

 

멜로우한 분위기의 잔잔한 리듬 진행이 특징이다. 살짝 울적한 느낌도 들지만, 대체적으로 포근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줘서 공부를 하며 이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많다. 독서나 업무를 하는 중에도 배경음악으로 들을 수 있다. 집에서 과제할 때, 재택근무할 때 듣는 음악이다.

 

방탄소년단이 컴백곡으로 로파이 힙합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이 노래의 주제와 연관되어 있는 듯하다. 포근한 휴식의 느낌과 감성적인 느낌의 홈비디오 화면, 따뜻한 파자마 차림의 멤버들의 모습이 모두 자가 격리 생활을 표현하고 있다. 정말 로파이 힙합이야말로, 코로나 시대에 딱 맞는 장르가 아닐까 싶다. 

 

 재능이 넘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이 따뜻한 느낌의 'Life goes on' 뮤직비디오는 확실히 화려하고 눈을 사로잡는 이전 뮤직비디오의 느낌과 다르다. 'DNA'나 '피 땀 눈물'의 강렬하고 파워풀한 느낌도 아니고,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청량한 느낌과도 다른, 따뜻하고 감성적인 분위기의 뮤직비디오다.

 

뮤직비디오를 직접 감독한 정국

'Life goes on'이 수록된 앨범, 'BE'를 살펴보면 모든 곡들의 작사작곡에 멤버들이 참여한 것을 볼 수 있다. BTS가 더욱더 사랑받는 것은, 자신들의 목소리로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누구의 입을 빌린 것이 아닌, 자신들의 능력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방탄 멤버들이 정말 대단하다.

 

그 재능은 작사, 작곡, 노래와 춤, 랩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 멤버들이 역할을 정해 앨범 'BE'의 컨셉트 포토, 앨범 재킷과 이미지 등 비주얼 작업까지 맡아 작업했다. 이번 'Life goes on' 뮤직비디오는, 멤버 정국이 그 감독을 맡아 직접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멤버들의 재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감탄이 나오고, 그들이 내는 음악을 더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방탄소년단이 손수 만든 앨범 'BE'는 또한 삶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던지며, 모두에게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준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방탄소년단은 거기에 간단히 답한다.

 

"BE." (산다.)

 

방탄소년단 앨범, BE

 

(이미지 출처: BTS - Life goes on 유튜브 뮤직비디오, 빅히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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