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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점심시간 샐러드와 대화, 산책

by 밀리멜리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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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밥도 먹고, 카페테리아에서 샐러드도 가져왔다. 함께 점심을 먹는 동료들도 집에서 밥을 싸오더라도 수프나 샐러드를 사러 식당에 간다.

이 점심시간이 유일하게 움직이고 동료들과 함께 걷는 시간이다. 이 때만큼은 일 이야기가 아니라 농담이나 소소한 수다를 떤다. 문제는... 일 이야기는 잘 들리는데 수다떠는 시간에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안들린다는 거. 

사람들의 대화가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냥 혼자 딴 생각을 했다. 이럴 때마다 답답하기도 한데, 이제는 하도 일상적이어서 그냥 그러려니 한다. 프랑스어를 더 잘 알아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넷지가 내 샐러드를 보더니 "크루디떼"라고 한다. 

 

"어? 크루디떼가 뭐야?" 

"아, 야채나 과일 생으로 있는 걸 말하는 거야. 익히지 않아서 아삭아삭한 것."

이렇게 단어를 하나 배웠다.

 

그래도 알아들은 대화 딱 하나, 바캉스에 관한 것이다.

"프랑스는 내일부터 바캉스래. 아이들은 맡겨두고 멕시코의 해변으로 간다는데?"
"아, 해변! 정말 좋겠다."
"나도 바캉스 가고 싶다. 이번 겨울에는 너무 바빠서 바캉스 취소하고 저번 여름 바캉스때는 이사하느라 쉬질 못했어."
"어디로 가고 싶어?"
"난 주로 뉴욕. 브루클린 쪽을 좋아해. 너무 예쁘고 정말 볼 게 많아. 여기서 차 타고 5~6시간이면 가니까."
"그 말 들으니 여기가 정말 큰 나라라는 걸 알겠네. 한국은 넓지 않아서 차 타고 5~6시간이면 정말 먼 거리거든."

 

나도 차 타고 미국 가봤으면!


점심 먹고 나서는 혼자 산책을 했다. 추워서 아무도 걷고 싶지 않단다.

 

이렇게 눈이 쌓였는데 강아지 공원에는 털이 풍성한 허스키와 사모예드가 신이 났다. 역시 추운 곳이라 그런지 크고 털이 복슬복슬한 개들이 많다.

 


오랜만에 햇빛을 본다. 며칠동안 눈폭풍이 불어서 계속 날이 어두컴컴했는데, 햇빛을 보니 좋다. 비타민도 합성하고... 점심시간 산책은 소중해.

 

업무에서 새로운 일이 생겼다. 

 

보건소에서 하는 임신육아교육자료를 프랑스어에서 영어로 번역하는 것. 양이 많아서 언제 다 할 지 모르겠지만... 내친구 구글이 도와주니 괜찮아. 그래도 내 번역을 보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또 좋은 일이겠지!

 

번역은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데... 결국 이 일을 또 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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