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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책 리뷰

명상하는 글쓰기 - 책 리뷰

by 밀리멜리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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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며 글쓰기]라는 책을 읽었다. 주로 출퇴근시간에 버스 안에서 읽었는데, 특히 출근 스트레스를 진정시켜 주는 것 같아 즐겁게 읽었다. 블로그 글쓰기를 할 때도 도움이 되는 팁을 정리해 보고 싶다.

 

작가는 우울과 불안함 때문에 명상원을 찾는다. 열심히 다녔지만 우울과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호흡에 집중하라는 말을 들으니 호흡을 통제하려 했고, 그 바람에 리듬이 깨져 숨쉬기 힘들어했다.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을 듣고 그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명상에 들라 치면 마음이 시끄러워 1초도 고요와 평화를 느낄 수 없었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나도 명상이 잘 될 때도 있고, 잡생각 하느라 잘 안 될 때도 많다. 그러니 글쓰기로 명상을 한다는 건 또 솔깃한 말이다. 

 

"당신은 글을 쓰는 작가이니 사실은 노상 명상을 하고 있는 겁니다. 본인만 모를 뿐입니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글을 쓰도록 하세요. 글쓰기가 바로 명상이니까요."

 

 

어떻게 글쓰기가 명상이 될 수 있을까? 작가에 따르면, 글을 쓸 때 사람은 객관화를 하게 된다고 한다.

 

객관화는 의식 차원의 일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 몸, 그리고 행동을 의식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감정이 일어날 때마다 한 발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각이 떠오르고 생각에 따라 감정이 오르내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의식 상태와 무의식 상태에 대해 설명한 예시가 특히 좋았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말할 때, 과연 의식적으로 행동할까? 별로 그렇지 않다. 상황에 따라,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자신도 잘 모르게 행동한다. 그러나 의식이 주인이 되면 자기가 하는 말과 행동을 알아차리게 된다. 감정과 에고 때문에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글을 쓰면 금방 드러난다.

 

만약, 그날 있었던 일 중 화나는 것, 불편한 것, 보복하고 싶은 것을 떠올리며 글을 쓰면 어떨까?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감정상태가 그대로 나올 것이다. "나쁜 놈! 아, 짜증나. 너 아주 한 번만 걸려봐라, 아주 죽었어." 같은 글, 악플에서 자주 보이는 부정적 상태가 잔뜩 묻어난 글이다. 이렇게 시작하더라도 숨을 고르고 계속 써내려가다 보면 의식적인 글이 된다. "그 사람도 자기 아이들에게는 올바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겠지. 나 역시 오늘 누군가에게 겁을 주지 않았나?" 처럼 말이다.

 

의식적으로 글쓰기를 하려고 해도, 소재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도대체 뭘 써야 한단 말인가? 매일 반복되는 일상만 떠오를 뿐인데. 우리 머릿속을 떠다니는 생각 중 대부분은 과거에 대한 후회이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다. 이런 걱정은 쓸데없기 때문에 그 순간이 지나면 뇌는 그 생각을 했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러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또 그 사실마저 잊어버리니 쓸 거리가 없는 것이다.

 

잠시만이라도 불평하는 에고를 알아차리고, 억지로라도 생각을 잠시 멈춘 다음 주변을 돌아본다면, 틀림없이 무언가 있었을 것이다. 시멘트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 서늘한 바람의 느낌, 낯선 이의 친절처럼 말이다.

 

나도 주변에 뭐가 있었나 떠올리게 된다. 지나가다 본 귀여운 강아지,뒤뚱거리며 걸어가던 아기, 눈이 녹아서 떨어지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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