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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책 리뷰

독후감 - 불필요한 생각 버리기 연습: 압박감이 느껴질 때 해결법

by 밀리멜리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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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필요한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을 읽었다. 지난 수요일 병원에 갔다가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병원의 대기실이라는 공간 때문에 특히나 이 책을 고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도 요즘 일이 많아져서 신경이 쓰이고 불필요한 생각들이 종종 떠오른다. '나중에 뭐 잘못되면 어떡하지?', '아! 그 때 말 실수했어!!', '이 일이 제대로 안 풀리는 게 나 때문인가...' 같은 쓸데없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라 떨쳐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불필요한 생각 버리기 연습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걱정이란 걸 알면서도, 불안한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이런 불필요한 생각은 왜 생기는 걸까?

 

이 책에서는 고정관념이나 자기 성취적 예언(self-fulfiling prophecy) 등 여러 이유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나와 가장 관련있다고 생각한 것은 '성급한 판단'에 관한 것이다.

 

 

 성급한 판단

 

고정관념과 부정적인 마인드는 성급한 판단과 관련이 있다.

 

사물을 판단하려면 우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거나, 정보가 불완전한 채 성급하게 판단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휴리스틱(heuristic, 짐작)'이라고 하는데, 여러 문제에 당면했을 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직감이나 경험에 의지해 순간적으로 판단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고정관념이나 짐작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생각할 시간을 줄여 주고,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사고과정이 없으면 무언가 결정할 때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그러면 금세 지쳐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될 것이다.

 

성급함과 고정관념

 

그런데 이것도 도가 지나치면 과도하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하고, 멋대로 추측해서 단정짓는 경우가 생긴다. 동료나 상사에게 서류를 건네려고 말을 건었는데 상대가 무뚝뚝하게 대응했다고 해 보자. 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피곤한가?' 정도라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뭘 잘못했나? 혹시 나를 싫어하나?' 라고 느낀다면 사고 왜곡이 일어난 것이다.

 

이 대목에서 앗! 하고 느껴지는 게 있어서 밑줄을 쳤다. 나는 확실히 성급한 편이고, 짐작도 많이 한다. 상사나 동료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금방 알아차리고 상황을 파악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외국에 나와 살면서 이 스킬을 엄청나게 늘린 것 같다. 왜냐고? 언어가 잘 안 들리니까.

 

말로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면 짐작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이 사람의 표정은? 목소리 톤은?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지? 무의식적으로 머리가 막 돌아간다.

 

대화를 하나도 이해 못했지만 그나마 캐치한 몇몇 단어를 가지고 '아, 이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구나...'하고 짐작하는 경우도 많다. 그 짐작이 틀릴 때도 있고, 맞을 때도 있다. 맞을 때가 많아질수록 언어가 슬슬 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나의 고민 파악하기

 

불필요한 생각 때문에 압박감이 느껴지고 괴로울 때, 이런 방법을 써볼 수 있다.

 

1) 고민 리스트 만들기

가벼운 마음으로 느긋하게 자신의 대인관계 문제, 심리적 스트레스를 끄집어 낸다. 한 줄에 하나씩,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생각나는 대로 적는다. 

 

2) 왜? 원인 찾기

해결하고 싶은 고민을 하나 고르고, 근거와 원인을 마인드맵처럼 써나간다. 

 

예시)

  • 나는 실전에 약하다 - 왜? 프레젠테이션을 망쳤다. - 왜?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한다. - 왜? 유치원 때 발표회에서 놀림을 받은 적이 있다. 경험이 부족하다. 절대 실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나는 이성에게 인기가 없다. - 왜? 얼굴이 못생겼다.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대화가 서툴다. - 왜? 고등학교 때 누군가에게 대머리라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세밀하게 파고들다 보면 나를 속박하는 고정관념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무엇이 정답인지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사고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탐구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롭게 써나가다 보면 과거의 추억과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3) 좀 더 깊이 생각하여 써 본다.

고민의 근본에 도달했다고 생각되면, 다음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본다.

  • 겉으로 드러난 이유 뒤에 숨겨진 중요한 문제는 없는가?
  •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해 볼 수 있나?
  • 특히 그렇게 느끼는 상황, 장면, 조건이 있나?

 

앞서 말한 예시 중 '실전에 약하다'를 계속 파고 들어가 보자. 

 

왜 경험이 부족한가? -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실패할지도 모르니까.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실패가 두려워서. 실패할 바에는 차라리 안 하는 편이 나으니까. 실패는 피해야 하니까. 부모나 선생님에게 실패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발표회에서 놀림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실전에 약하다는 고민은 '실패에 대한 비정상적인 수준의 두려움'이 원인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실패는 공포'라는 고정관념이 출발점이 되어 자기 행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고정관념의 출발점을 밝혀 내면 안타까운 자신을 만들고 있는 원인이 어렴풋이 보일 것이다.

 

 

 압박감이 느껴질 때 바로 쓸 수 있는 방법

 

  • 자세를 바꾸고, 호흡을 바꾸고, 표정을 바꾼다.
  •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한다.
  • 시간축과 공간축을 바꾸어 스스로 질문해본다. "지금 안고 있는 문제가 1년 후에도 나를 괴롭힐까?", "이 고민이 사막 한가운데 있어도 여전히 고민일까? 다른 역할을 했더라도 여전히 고민일까?"
  • 고민 때문에 느껴지는 몸의 감각을 찾는다. (머리가 아픈 느낌, 목에 걸리는 느낌, 숨쉬기 힘든 느낌, 가슴이 무거운 느낌...)
  • 그 감각 느낌이 있어도 괜찮은지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 자신을 비판하거나, 서두르거나, 두려워하거나, 선택을 강요하지 말자.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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