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재미있게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다시 읽고 있다. 책장을 넘기는데 어렴풋이 개미의 관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것만 기억나고 모두 새롭다! 아주 처음 읽는 것 같다.
이번에 밀리의 서재에 올라왔길래 바로 다운받아 봤는데, 새로운 개정판인 모양이다. 4권이나 되는구나! 원래 이렇게 길었나?
권수가 긴 장편소설을 읽다 보니, 어릴 때보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엄청 재밌는데도 옆에 놔둔 핸드폰을 괜히 건드리고, 그러다 보면 갑자기 나도 모르게 핸드폰으로 빠져버린다. 이건 다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탓이다!
이 책은 떼아가 추천해 주기도 했다.
"개미 읽어봐! 진짜 재밌어."
"응, 나도 어릴 때 읽었는데 정말 좋았어. 나 이 작가 좋아하거든."
"한국어로 읽은 거야?"
"응."
"그럼 이제 프랑스어로 읽으면 되겠네!"
"어...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은데."
원문으로 읽으면 어떨까 궁금하긴 한데, 문제는 내가 한번도 프랑스어로 소설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는 거다. 좀 얇은 책부터 시작해야지...
이 책에 달린 리뷰 댓글을 보니, 왜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이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이 있다. 음... 정말 왜 그럴까.
나는 이 작가의 책에서 우주가 나오는 장면이 좋다. 모든 사물에서 우주를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책장을 넘기는 동작 하나조차도 입자에 마찰열이 생기고 거대한 충돌과 대격변이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 대격변 속에는 거주자들이 있고, 여러 기술이며 요리, 별나라 여행 같은 것들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이런 묘사는 영화 맨 인 블랙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느 두 외계인이 구슬로 신나게 공놀이를 하고 있는데, 가만히 그 구슬을 살펴보면 그 안에 우주가 있고 거주자가 있고 문명이 있는 장면.
개미뿐만 아니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많은 책에서 이런 세계관을 볼 수 있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언제 이 책을 다 끝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재밌어서 설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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