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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4년간 써온 텀블러 뚜껑이 터져버렸다.

by 밀리멜리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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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밖에서 물을 마실 때마다 꼭 보온 텀블러를 쓴다. 여름에도 마찬가지! 따뜻한 물이 좋아졌다.

 

한국에서는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얼죽아였는데 🧊🥤 추운 곳에 와서 그런지 따뜻한 걸 자꾸 찾게 된다. 추울 때 따뜻한 김이 나는 물을 후 불어 마시는 게 얼마나 좋은데...

 

4년 전, 몬트리올에서 첫 겨울을 보낼 때 보온 텀블러를 하나 샀다. 이때 프랑스어를 막 배우기 시작한 때라서, 가서 더듬더듬이라도 프랑스어로 한번 물건을 사 보자 싶어서 도전했다. 주방잡화를 파는 Stokes라는 가게였다. 

 

일단 가게에 가서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점원이 물었다.

 

"Bonjour! 뭐 찾으세요? 도와드릴까요?"

"봉주! je cherche... (저는 찾아요...)"

"Oui? (네?)"

"라 부떼이(그 담는 병)..."

"Oui? (네에?)"

"뿌 드 로... (물 담으려고...)"

 

갑자기 '텀블러를 프랑스어로 어떻게 말하지?' 하고 막혀버렸다. 내 말을 못 알아듣던 점원도 내가 텀블러 모양으로 손짓을 하자 딱 알아챘다. 역시 모를 땐 바디랭귀지가 최고다.

 

"Oh, la bouteille réutilisable! (아, 재활용 물통 말이군요!)"

"Oui, c'est ça. (맞아요, 그거예요.)"

 

텀블러를 '재활용 물통'이라고 풀어쓰는지 처음 알았다. 퀘벡에서만 이런 말 쓰나??

 

점원이 물통코너를 안내해 줬고, 나는 한참을 여러 개 구경하다가 하나를 골랐다.

예쁜 연꽃이 그려진 텀블러!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한다. 예쁘고, 용량도 크다. 게다가 뜨거운 물을 넣어놓으면 뚜껑을 열어 놓아도 열기가 오래 간다. 다른 보온물병은 안 그렇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4년동안 거의 매일 나와 함께하느라 뚜껑의 칠은 거의 벗겨질 지경이다. 그래도 엄청 아끼는 물건인데, 고장나 버렸다.

 

팅 날아간 뚜껑

고장의 원인은 뭐 항상 그렇듯 나의 부주의...

 

물통을 씻을 때 뜨거운 물로 소독하는 셈 치고 한번 헹군다. 안쪽을 싹싹 닦으려면 솔을 써야 하는데 귀찮아서 자주 뜨거운 물로 헹군다.

 

뜨거운 물 조금 넣고 뚜껑 닫은 채로 흔들었는데, 갑자기 펑 하고 때문에 뚜껑이 터져버렸다. 💨😅 열기 때문에 압력을 못 견뎠나 보다. 

 

뚜껑이 터질 수도 있는 거야?!! 너무 뜨거운 물을 넣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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