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밖에서 물을 마실 때마다 꼭 보온 텀블러를 쓴다. 여름에도 마찬가지! 따뜻한 물이 좋아졌다.
한국에서는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얼죽아였는데 🧊🥤 추운 곳에 와서 그런지 따뜻한 걸 자꾸 찾게 된다. 추울 때 따뜻한 김이 나는 물을 후 불어 마시는 게 얼마나 좋은데...
4년 전, 몬트리올에서 첫 겨울을 보낼 때 보온 텀블러를 하나 샀다. 이때 프랑스어를 막 배우기 시작한 때라서, 가서 더듬더듬이라도 프랑스어로 한번 물건을 사 보자 싶어서 도전했다. 주방잡화를 파는 Stokes라는 가게였다.
일단 가게에 가서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점원이 물었다.
"Bonjour! 뭐 찾으세요? 도와드릴까요?"
"봉주! je cherche... (저는 찾아요...)"
"Oui? (네?)"
"라 부떼이(그 담는 병)..."
"Oui? (네에?)"
"뿌 드 로... (물 담으려고...)"
갑자기 '텀블러를 프랑스어로 어떻게 말하지?' 하고 막혀버렸다. 내 말을 못 알아듣던 점원도 내가 텀블러 모양으로 손짓을 하자 딱 알아챘다. 역시 모를 땐 바디랭귀지가 최고다.
"Oh, la bouteille réutilisable! (아, 재활용 물통 말이군요!)"
"Oui, c'est ça. (맞아요, 그거예요.)"
텀블러를 '재활용 물통'이라고 풀어쓰는지 처음 알았다. 퀘벡에서만 이런 말 쓰나??
점원이 물통코너를 안내해 줬고, 나는 한참을 여러 개 구경하다가 하나를 골랐다.
예쁜 연꽃이 그려진 텀블러!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한다. 예쁘고, 용량도 크다. 게다가 뜨거운 물을 넣어놓으면 뚜껑을 열어 놓아도 열기가 오래 간다. 다른 보온물병은 안 그렇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4년동안 거의 매일 나와 함께하느라 뚜껑의 칠은 거의 벗겨질 지경이다. 그래도 엄청 아끼는 물건인데, 고장나 버렸다.
고장의 원인은 뭐 항상 그렇듯 나의 부주의...
물통을 씻을 때 뜨거운 물로 소독하는 셈 치고 한번 헹군다. 안쪽을 싹싹 닦으려면 솔을 써야 하는데 귀찮아서 자주 뜨거운 물로 헹군다.
뜨거운 물 조금 넣고 뚜껑 닫은 채로 흔들었는데, 갑자기 펑 하고 때문에 뚜껑이 터져버렸다. 💨😅 열기 때문에 압력을 못 견뎠나 보다.
뚜껑이 터질 수도 있는 거야?!! 너무 뜨거운 물을 넣었나 보다!
'몬트리올 생활 > 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금신고와 기부금 영수증을 정리하면서 드는 생각 (4) | 2023.03.06 |
---|---|
모든 눈은 다르다 (2) | 2023.03.05 |
수트 입을 때는 규칙이 있어요! 양말, 벨트, 신발 색조합 (6) | 2023.02.28 |
봄방학 기간에 음악도서관 가기 (4) | 2023.02.26 |
손톱 밑 가시와 자비 명상 (4) | 2023.02.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