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컬리지 입학 프랑스어 시험을 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1차 서류에서 반이 걸러지고, 2차 시험에서 또 반이 걸러진다고 하니... 한국 대학입시 못지않게 떨린다.
30대의 나이에 다시 입학시험의 무시무시함을 겪어야 하다니, 새로운 진로를 가는 건 역시나 어려운 일이구나. 나처럼 일하다가 진로를 바꾸는 사람들도 이런 긴장감을 느끼겠지...?
잘하고 싶은 마음, 내 욕심이다. 다들 나보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편안하게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욕심을 어떻게 버릴까?
2차 시험 안내문이 오늘 온다고 했는데, 아직 메일이 오지 않았다. 오늘까지 아닌가? 나 이미 떨어진 건가? 저번에도 프랑스어 시험 안내메일이 오지 않았으니 뭔가 또 잘못된 건 아닐까.
이렇게 쓰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난 정말 걱정이 많다. 원래도 잔걱정이 많지만 이렇게 뭔가 부담이 가는 일이 올 때면 주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나타나고, 손이 떨리고 밥이 안 먹힌다.
걱정하다 못해 학교에 전화를 해봤다.
"2차시험 안내메일을 못받았는데, 혹시 이미 입학처리과정이 끝났나 해서요. 혹시 떨어졌다는 말인가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알아볼게요. 음... 토요일에 프랑스어 시험 치셨나요?"
"네."
"아직 처리 중이네요. 그 시험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해요. 좀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요? 오늘이 시험안내 마지막 날이 아닌가요?"
"그게 무슨 말이죠?"
"아... 오늘까지 못 받으면 불합격인 게 아닌가 해서요."
"아직 처리중이라고 나오네요. 좀 더 기다리세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나 혼자서 엄청 호들갑을 떨었구나 싶다. 아, 정말 기다림은 힘들다!
또 하나 기다리는 일이 있다. 바로 내일 모레 출국...! 정
말 오랜만에 한국에 가족을 보러 간다. 바캉스 전에 처리할 일들이 많아 이리저리 보고 있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다른 부서의 발레리가 잠깐 와서 인사를 나눴다.
"안녕, 잘 지냈어! 너 바캉스 갈 준비 됐니?"
"아니! 짐은 대충 쌌는데... 내가 간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하하, 원래 그래. 짐 다 챙기고, 공항 가고, 비행기 타고 그래야 아 이제 내가 가는구나 싶지. 재밌게 잘 놀다 와!"
"고마워!"
이런저런 일들을 기다리다 보니 하루가 참 더디다. 아--- 좋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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