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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산 자갈치 시장의 명물 먹거리 - 양념 꼼장어 구이

by 밀리멜리 202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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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자갈치 시장! 숙소에서 얼른 짐만 풀고 저녁을 먹으러 떠났다.

 

"부산에 오면 자갈치 시장에서 꼼장어를 먹어야지."

 

꼼장어는 부산에 올 때마다 꼭 먹는 메뉴 중 하나다. 부산 출신인 찬이의 소울푸드인 것 같기도 하다. 

 

자갈치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진한 바다 냄새, 건어물 냄새, 수산시장 냄새가 난다.

 

자갈치 시장

자갈치 시장의 특징은 호객이 심하다는 것이다.

 

간판을 흘끗 쳐다보기만 해도, 아니 앞만 보고 걸어도 가게 문 앞에 서 있는 상인들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서 먹고 가이소. 맛있게 해줄게."

"어데 가노?"

"그냥 가나? 여 와서 먹지."

"아가시, 요 꼼장어 안묵나?"

 

처음엔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아가씨는 아가씨가 아니라 꼭 '아가시'라고 발음한다.

 

찬이는 그런 소리를 다 뒤로 하고 항상 먹던 집으로 향한다. 여기는 뭐 리뷰를 하려고 해도 가게 상호가 기억나지 않는다; 솔직히 꼼장어 가게는 다 거기서 거기다. 모든 가게가 사람이 많고 북적북적하며, 대부분 맛있다. 그냥 지나가다가 깔끔해 보이는 집을 추천한다. 

 

단골집을 찾아 훌쩍 뛰어가던 찬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시 돌아온다.

 

"아, 내가 원래 가던 집 벌써 문닫았다."

"그래? 빨리 닫네."

"거기가 꼼장어에 생선구이, 매운탕 다 주는데..."

 

사실 대부분 가게에서 일정금액 이상 시키면 서비스로 생선구이와 매운탕을 주는 것 같은데... 찬이는 서비스 주는 집을 찾아 헤맨다. 오랜 캐나다 생활로 엄청나게 어색해진 부산 사투리를 뱃속부터 끌어다가 쓴다.

 

"사장님, 여기서 꼼장어 먹으면 생선구이랑 매운탕 다 주십니까?"

"아, 다 주지 그라모. 여 자리 치아논 데 앉아라."

 

그런데 찬이의 부산 사투리는 솔직히 내가 들어도 너무 어색하다. 박재범이 억지로 사투리 연기하는 것 같다.

(이 말 들으면 화내겠지 ㅋㅋㅋ)

산낙지

자리에 앉으니 여러 밑반찬과 산낙지회가 나온다.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다. 

 

퀘벡 동료들이 이 사진을 보면 뭐라고 말할지 벌써 궁금하다. 대부분 기겁을 하겠지? 산낙지가 접시 위에서 꿈틀꿈틀대고, 미끄러워서 젓가락으로도 안 잡히는데 어떤 건 빨판이 접시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도 않는다. 

 

찬이가 또 어색한 사투리를 쓰며 사장님에게 묻는다.

 

"사장님, 요 앞에서 생선구이랑 매운탕 준다꼬 했는데예."  

"그래! 몇 번 물어쌌노? 내 준다캤다. 대(大)짜랑 특대짜 시키면 다 나온다. 자꾸 보채고 그카면 주는 것도 안 주고싶다!"

"알겠심다. 주셔야 합니다!"

"알았다! 한번 물어야지, 뭐한다꼬 자꾸 물어쌌노!"

 

찬이가 이렇게 철판깔고 얘기할 때면 다른 친구들은 조금 부끄러워한다. 특히 서울도련님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그렇다. 

 

"야, 그냥 주는 대로 먹어!"

 

 

 

우리는 음식을 기다리며 시시콜콜한 수다를 나눴다.

 

"저 포스터에 있는 연예인 이름 뭐지? 권상우인가?"

"아니, 아닌데..."

"그 사람 아냐? 그 박수진이랑 결혼한 사람."

"뭐? 그게 누구야?"

"배용준? 아닌데?"

생선구이를 갖다주던 사장님이 우리 대화를 듣고는 빤히 쳐다보더니 한 마디 한다.

 

"(연예인들) 다 잘생겼다. 여도 다 잘생겼네."

"사장님, 제가 저 포스터보다는 잘생겼죠?"

"..."

 

사장님은 한참 말을 못하더니 결국 수습한다.

 

"다 잘생깃다. 정도의 차이는 있제."

 

억센 자갈치시장 사장님도 당황스럽게 만드는 찬이의 뻔뻔함이다.

 

양념꼼장어

드디어 꼼장어가 나오고, 나는 먹고싶던 깻잎에 꼼장어를 싸서 실컷 먹었다.

 

깻잎쌈에 양념 꼼장어, 익어서 살짝 달달해진 양파에 쌈장 찍어서 먹으니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밥도 볶아먹어야하는데, 필수코스인데! 우리는 생선구이랑 매운탕, 산낙지회를 싹싹 먹는 바람에 모두 배가 불러 더 시킬 수가 없었다. 꼼장어 드시는 분은 볶음밥 먹을 배 꼭 남겨두세요!

 

부른 배를 두들기며 소화시킬 겸 산책을 하기로 했다.

 

저녁이 되자 자갈치 시장은 한산해지고, 상인들이 점포 문을 닫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길을 건너 간단히 번화가를 구경하고, 여러가지 케이팝이 나오는 골목을 지나 남포동의 분위기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부산여행 2박3일 대중교통 여행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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