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2일 차 아침, 9시가 되어 숙소를 나섰다.
"우리 아침은 뭐 먹어?"
"오늘은 돼지고기 먹는 날이야! 아침은 돼지국밥, 점심은 디저트랑 여러 가지 간식 길거리음식, 저녁은 수육족발!"
"음... 난 돼지고기 좋아하니까 그 계획 맘에 들어."
부산역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돼지국밥집에는 평일 아침인데도 줄이 있다. 많이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줄이 있어도 그냥 5분 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실내는 의외로 크지 않았는데, 우리 주변 테이블에 전부 일본인 관광객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국밥집 뿐만 아니라 부산 아무 곳이나 가도 일본인이 많았다! 부산이 여행지로 인기 많다더니, 어디서나 일본어를 들을 수가 있었다. 식당 주인들도 일본어로 서빙하는 걸 들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 사는 친구 부부는 옆 테이블에서 말하는 일본어를 들어서 그런지 갑자기 일본어 단어를 내뱉었다. 발음이 진짜 원어민 같았다. 친구들도 일본에서 살기 시작한 지 6~7년이 되었다. 너희도, 우리도 한국에서 태어나 만나고 이제는 낯선 나라에서 살고 있구나.
"하긴 일본동료들이 부산 이야기를 엄청 하더라. 나는 부산이 처음이거든. 부산 안가봐서 모른다고 하면 일본사람들 헤엑~ 하고 놀라. 한국 사람인데 어떻게 부산을 한 번도 안 가봤냐고."
"일본사람들은 부산에 자주 놀러 오나 봐?"
"어, 가까우니까 자주 가더라고."
우리는 각자 돼지국밥을 시키고 모둠으로 수육 한 접시를 시켰다.
고기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여기는 수육뿐만 아니라 순대도 진짜 맛있다. 다음에 온다면 순대랑 돼지고기랑 섞은 국밥을 주문해야겠다.
"우와, 이거 진짜 속 풀린다. 아침에 먹길 잘했어. 술도 안 먹었는데 해장하는 느낌이네. 밖에 살짝 추운데 따뜻한 거 먹으니까 속이 편하다."
"그치, 맛있네. 다대기 넣어 먹어?"
"다대기가 뭔데?"
"여기 이 빨간 양념. 이거 일본말인가? 사투리인가?"
"나는 일단 안 넣어서 반 먹고, 이따가 반 넣어서 먹을 거야. 그럼 둘 다 즐길 수 있잖아."
"나도 그래야지. 새우젓은 지금 넣고."
친구가 카메라 작동법을 알려주었다. 노출이랑 여러 가지... 나도 이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보려 했는데, 핸드폰 카메라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수동사진기는 영 어렵다.
부산역에서 아침을 먹고는 남포동으로 이동해 느긋하게 걸으며 국제시장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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