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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산여행/남포동 이색카페 - 나담

by 밀리멜리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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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골목을 둘러보고, 우리는 어딘가 앉아서 좀 쉬고 싶어졌다. 달달한 게 먹고 싶기도 하고. 

미리 알아놓은 숨겨둔 카페로 이동했다. 골목골목을 들어가야 해서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이다. 클래식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카페, 나담이라는 곳이다.

"너는 어떤 카페 좋아해?"
"난 좀 조용한 데가 좋더라."
"우린 커피 진한 곳을 좋아해."
 
친구 커플은 진한 커피를 좋아해서 집에서도 에스프레소를 내려마신다고 한다. 

"엇, 여기는 에스프레소 아니고 핸드드립 전문이라는데?"
"핸드드립도 찐하면 괜찮아."

원두를 고를 수가 있었는데, 원두 종류가 하도 많아서 뭐가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커피는 친구들 취향대로 찐해서 좋았다고 한다.
 

들어오자마자 빼곡하게 꾸며진 레코드판, 클래식 영화 포스터, 클래식 음반, 클래식한 조각상, 이제 보니 프로젝터도 보인다. 영화도 볼 수 있으려나?

아무리 평일 점심시간대라지만, 카페에 정말 우리밖에 없었다. 예쁘게 꾸며진 공간을 마음대로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들어가자마자 피아노 앞 안락의자에 반 드러누워서 조금 쉬었다.
 

이렇게 많은 수집품을 매일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텐데!
 
이곳은 화장실까지도 예쁘고 깨끗하게 꾸며져 있다. 사진은 없지만 여행한 지 2주가 지났는데 여기 화장실이 너무 좋아서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
 

이걸 뭐라고 부르지? 커피 워머라고 하나? 아무튼 촛불이 켜 있으니 예쁘다.
 
우리가 음료 다섯개와 케이크 두개를 시켰기 때문에 적은 양이 아니었는데, 사장님이 가지고 오는 쟁반에 뭔가 잔뜩 담긴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차를 시키고, 친구들은 각각 핸드드립커피, 아이스 녹차라떼, 아이스커피를 시켰다. 아이스 음료를 주문하면 와인잔같은 유리잔에 담아주고,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면 커피가 식지 않도록 촛불을 켜서 준다.

 
케이크는 티라미수와 밀푀유. 예전에는 밀푀유가 뭔지 몰랐는데, 이제 프랑스어를 아니까 밀푀유가 뭔지 안다. 천 개의 잎이라는 뜻. 케이크 레이어가 촘촘해서 천개라고 불리는가 보다. 퀘벡에서도 안 먹어본 밀푀유를 여기서 먹어본다.
 

 
사람 명수대로 생초콜릿도 맛보라고 주신다. 눈도 즐겁고 맛도 있고. 
 
우리는 클래식한 분위기에 흠뻑 빠져서 꽤나 진지한 수다를 이어갔다. 일본과 한국, 사는 이야기, 책 이야기, 정치사회 이야기까지... 분위기가 이야기를 이끌어내는지도 모르겠다.
 
실컷 앉아서 수다를 떨고, 여행으로 지친 다리를 쉬고 나니 또다시 걸어서 부산을 구경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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