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산 여행은 2박3일 여정. 게다가 대중교통을 타다 보니 부산의 여러 곳을 다 다닐 수가 없었다. 부산이 이렇게 넓은 줄 몰랐지!
마지막 날, 해운대와 광안리 둘 중에 어디를 갈까 골라야 했는데, 결국 광안리를 가기로 했다. 해운대는 달맞이길을 오래 걸어야 해서 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가려면 지하철 광안역에서 내려도 되지만, 우리는 자칭 부산토박이(?)라는 찬이의 안내에 따라 남천역에서 내렸다.
"어디 출구로 나가야 하지?"
두리번거리면서 지하철 역 안 지도를 보고 있으려니 어느 할아버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벚꽃 보러 가나?"
"광안리 해변 가려고 하는데, 벚꽃도 좋지요."
"저기 저 아파트로 가면 된다."
"무슨 아파트요? 자이 아파트?"
"아니, 그게 무슨 아파트... 맞다, 비치아파트! 거기로 가면 벚꽃 거리 있다."
"지금 벚꽃 다 피었어요?"
"아직 덜 핀 것도 있는데 그래도 볼 만 하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갈 때마다 이렇게 도와주는 분이 있었다. 지하철에서는 짐이 무거워 보이니 들어주겠다고 제안한 학생도 있었고... 친절한 사람을 많이 만나 좋았던 여행이다.
할아버지의 안내대로 남천역 1번출구로 나가서 아파트를 찾았다.
아파트 단지에 벚꽃과 목련이 피어서 실컷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다.
3월 중순이라 꽃이 덜 피었지만 그래도 예쁘다, 벚꽃터널!
사진이 취미인 친구가 찍은 사진. 오, 역시 다르다!
주민들이 운동하는 곳.
우리도 이곳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누군가 내 친구를 불렀다.
"새임 카메라!"
무슨 일인가 했더니 외국인 관광객이 내 친구와 똑같은 카메라를 들고 있다며 불러세웠다. 신기한 인연이라고 둘 사진을 찍어주었다. 프랑스의 니스에서 왔다며 자기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니스는 정말 따뜻해 보인다.
알고보니 내 친구는 관광지에 가면 종종 카메라 때문에 국적불문 사진이 취미인 동호인을 만나서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한다.
해변가를 따라 걷다 보니 '무료 자전거 대여소'가 눈에 들어온다. 나도 모르게 말했다.
"우리 자전거 탈까?"
"자전거? 탈 수 있나?"
"무료 대여소라는데?"
신청서를 쓰고 신분증을 맡기면 바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신청서를 쓰자마자 자전거헬멧과 헤어캡을 주시고, 자전거를 고를 수 있다.
나는 작은 자전거를 골라서 바로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 자전거대여소는 금련산역과 가장 가깝다. (걸어서 3분거리) 지도앱에서 '삼익비치 수변공원'을 찾으면 이 자전거대여소에 갈 수 있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노란색으로 칠한 코스를 따라 달렸다.
바다 저쪽 광안대교를 보며 달리니 엄청 시원하다.
와!
마음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걸으면 40분이 걸리는 광안리 해변가를 자전거 덕분에 10분만에 돌파했다.
시원하네!
광안리에 왔으니 회를 먹을 차례다.
이미 다 먹었으니 하는 말이지만, 부산의 횟집은 관광지보다 동네 횟집을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하긴, 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먹는 것도 좋긴 하지만... 음식값을 다 냈는데 자리세를 또 달라고 해서 뭔가 바가지를 쓴 기분이었다. 아무튼 회는 맛있었으니까.
해물라면도 먹고, 친구들과의 부산여행이 이제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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