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충청도 할아버지들의 느릿느릿한 대화

by 밀리멜리 2023. 4. 21.

반응형

한국 여행 일정을 다 블로그에 쓰지도 못했는데, 벌써 한국 갔다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시간 참 빠르군!

오늘 아침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갑자기 어떤 아저씨들의 대화가 생각나서 혼자 웃었다. 그게 어떤 일이었냐면...

부산 여행이 끝나고, 나는 청주로 돌아와 집에서 쉬었다. 청주에서는 거의 외식을 하지 않았는데, 캐나다로 돌아가야 할 날은 점점 가까워오고. 나는 한국식 짜장면과 탕수육이 먹고 싶어서 동네 중국집을 찾았다.


동네 주변의 학교. 한국에서는 맨날 보는 풍경이건만 소나무와 아파트, 학교가 같이 보이는 게 어쩐지 낯설게 느껴진다. 노을이 예쁘다!

 

 

집앞에 있는 헬스장도 잠깐 구경했다. 여기서 요가를 배웠었는데... 요가 선생님도 아직 계신 것 같았다.

 

원래 가던 짜장면집이 문을 닫았다. 아쉽구만... 

지도앱에서 적당히 평점 좋은 짜장면집으로 향했다.

 

맛있는 간짜장! 갓 만들어진 거라 면도 탱탱하고.

탕수육도 맛있었다.

 

더 재밌었던 건 뒤에 앉은 충청도 할아버지들의 대화였다. 부산 여행을 갔다와서 그런가, 부산 사람들은 말을 참 빨리 하는데 청주 사람들은 정말 말이 느릿느릿하다. 찐한 충청도 사투리 ㅋㅋㅋ

 

"내가 말이여."
"으응."
"요새... 잠을 못 자!"
"하이고. 왜 그런댜."
"그래두 밤에 누으면 자긴 자. 그런데 2시에 깨고."
"흠."
"그리고 또 4시에 깨고."
"흠."
"그러다보면 또 아침이란 말이지. 하... 깝깝햐."
"..."

 

부산이었으면 2초만에 끝났을 대화가 몇분동안 계속 이어진다. 난 이러고 대화가 끝난 줄 알았는데, 맞은편의 할아버지가 잠자코 몇 초 있다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간다.

 

"그럼 여행갈 땐 어때."
"하이고, 그땐 또 잘 자!"
"으응. (한참 있다가) 그러면 여행을 가야겠구먼!"
"그랴. 여행가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잘 잔다니까."

"그라면 여행이 답이구먼."

 

그 느릿느릿한 대화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큭큭 웃었다. 청주 살 땐 몰랐는데, 다른 데 다녀오니까 확실히 다르긴 다르구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