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롱 위크엔드가 끝나고, 다시 일상생활 시작이다. 사실 4일의 휴일 후에 일하러 가기 싫을 줄 알았는데, 바쁜 시기가 좀 지나고 편해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다음 주에는 다시 바빠질 테지만...
그런데 그렇게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건 운동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요일에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아 야외 조깅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뛰니 숨이 차다. 아니... 숨이 별로 안 찼었는데? 바깥공기를 마시니 목이 아파오고 힘도 별로 안 난다.
"왜 그렇지? 달리는 게 좀 힘들다."
"너 한국 간 동안 거의 3주 달리기 쉬었잖아. 그리고 겨울 내내 안에서만 달리고. 원래 트레드밀에서 달리면 기계가 발을 밀어줘서 좀 쉽거든. 근데 이제 야외에서 달리니까 그 미는 힘이 없어서 더 힘드니까 숨이 차는 거지."
"아... 그런가."
그렇구나. 달리기를 쉰 것도 쉰 거지만, 거의 5개월을 안에서만 달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확실히 런닝머신보다 그냥 야외 조깅이 더 힘들다.
화요일 저녁에는 스피닝 수업도 다시 들어갔다. 그런데 하필 스피닝을 같이 듣는 프랑스, 크리스틴, 넷지, 쟝이 모두 재택근무다. 게다가 넷지는 이번주로 임시직이 끝나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스피닝에 등록하지 않았다. 아무도 안 오나? 나도 그냥 쉬고 싶어진다. 크리스틴에게 메시지가 왔다.
"너 오늘 스피닝 갈거야? 난 지금 집에서 나가려는데, 교통체증이 장난 아니네."
"난 갈 거야. 하긴 지금 이 시간에 많이 막히지."
"도착하면 10분, 주차자리 찾느라 5분 까먹고 하면 많이 늦겠는데?"
"그렇지... 올 수 있으면 스피닝실에서 보자!"
"오케이!"
그러나 역시 크리스틴은 오지 않았다.
나는 다른 6명 그룹에 껴서 스피닝을 했는데, 다들 흰머리가 있는 걸 보아 나이가 꽤 많은 그룹인 것 같았다. 찐한 퀘벡 사투리에 나는 또 대화를 거의 알아듣지 못하고. 그냥 6-70년대 락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만 돌렸다.
"퀸이 최고지. 퀸의 바이시클 레이스 들으면서 자전거 돌리자고!"
https://www.youtube.com/watch?v=GugsCdLHm-Q
바이-시클, 바이-시클!
그리고 수요일, 다리가 좀 얼얼한가 싶은데, 프랑스가 점심 달리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어차피 집에 들어가면 뛰기 귀찮은데, 한번 달려 볼까?
"그런데 얼마나 달리는 거야? 저번에 안내문 보니까 5키로미터나 달리던데!"
"아, 우리는 그냥 코치 없이 우리끼리 달리기로 했어. 그냥 공원 한 바퀴 돌 건데 나 달리기 초보니까 1분 걷고 1분 뛰기, 2분 걷고 2분 뛰기 하려고. 같이 갈래?"
"나 오늘 운동복 안 입고 오긴 했는데, 그래도 괜찮겠지? 같이 뛰자!"
"오, 좋아."
겉옷 없이 밖에 나오니 춥긴 좀 추웠는데, 그래도 함께 달리니까 더 재밌긴 하다.
"같이 달리니까 더 좋다. 혼자 음악 들으면서 달리는 것보다 더 좋아."
"나도. 공원 달리니까 좋다."
"라퐁텐 공원이 왜 라퐁텐 공원이줄 알아?"
"모르겠는데. 저기 호수가 있으니까 라퐁텐 아냐? 라퐁텐(La fontaine)이 분수라는 뜻이니까... 물이 있어서 라퐁텐이겠지?"
"아니야. 라퐁텐은 사실 사람 이름이야. 1800년대의 캐나다 총리였어. "
"아, 그래서 저쪽에 있는 동상이 그 사람이구나."
"달리기도 하고 문화공부도 하고. 이거 칭찬감이다."
"그래, 꼭 칭찬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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