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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넷지의 마지막 날

by 밀리멜리 2023.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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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넷지가 우리 사무실 복도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이다. 지금까지 임시직으로 일했던 넷지는 이제 다른 곳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게 된다. 

원래 넷지의 마지막 날은 3월 중순이었는데, 그때까지 정규직 자리가 바로 구해지지 않아서 조금 더 머무르게 되었다. 그래도 3주만에 자리를 찾았다.

"새로 가는 곳은 집에서 좀 더 가깝지?"
"응, 여기보다 더 가깝지."
"떠나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넷지랑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산책도 하고, 배드민턴도 했는데 아쉬움이 가득하다. 어제는 떼아가 사무실에 와서 이야기했다.

"넷지 마지막 날인데, 선물 준비했어?"
"어... 아니. 선물 할 생각을 못했는데. 그래도 커피랑 저녁 한 번 샀지."
"음, 카드 하나 만들어서 쓰는 건 어때?"
"오, 진짜 좋은 생각이다."

떼아는 3분만에 뚝딱 카드를 만들더니 예쁘게 컬러프린트를 했다.  이 카드는 분홍색 파일철에 숨겨져서, 넷지 모르게 사무실 여러 곳에 돌려졌다. 모두 카드 썼니?

 


점심에는 근처의 포르투갈 식당에서 넷지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회식을 했다. 모두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 전, 파일철에서 짜잔 하고 카드가 나왔다. 모두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읽으며, 넷지는 살짝 눈물이 나는 것 같았다.

 

"안에 선물도 있어!"
"선물? 이게 뭐야?"
"아들이 축구 좋아한다며. 아들이랑 같이 축구 경기 볼 수 있는 티켓이야!"
"우와!"

넷지의 상사인 쟝이 주는 선물이다. 선물 아이디어가 참 좋다. 넷지의 아들이 축구를 좋아한다는 걸 잊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금요일 점심, 즐겁게 닭고기를 뜯으며 넷지의 마지막을 기념했다. 만남이 있으면 떠남도 있지... 넷지가 다른 곳에서도 행복하게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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