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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자전거 바퀴 펑크: 이너 타이어 스스로 교체하기

by 밀리멜리 2023.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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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제일 빠른 지름길을 발견했더니 버스로 가는 것보다 빠르다.

 

오늘 퇴근하고 약국에 들러 약을 사 오는데 자전거가 드드득거리며 잘 나가지 않았다.

 

잉?? 왜 드드득거리지? 🚲

 

오르막길을 가는데 무지하게 힘들었다.

 

뒷바퀴를 보니 바람이 다 빠졌다. 찬이가 그걸 보더니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너 타이어가 펑크난 것 같은데? 고쳐야겠다."

"그치? 바람 넣어도 안 될 것 같아. 앞바퀴는 딴딴한데 뒷바퀴가 물렁물렁하네."

"공짜로 고칠 수 있는 곳 있어. 자전거 고치는 아틀리에 알거든. 지금 가자!"

"오... 그래?"

"이너 타이어 5분이면 교체해."

"그럼 가자!"

 

하지만 정말 5분밖에 안 걸렸을까? 

 

😅

 

찬이와 함께 자전거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네다섯 사람이 자기 자전거를 낑낑대며 고치고 있었다.

 

 

내 뒤에 있는 어떤 여자는 까맣게 기름이 묻은 손으로 유심히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본다.

 

내가 쳐다보니 눈이 마주쳐서 씩 웃으며 말한다.

 

"여기서 4시간이나 있었어요. 근데 유튜브랑 똑같지 않네요. 도대체 뭐가 문제야...?"

"어휴, 오래 있었네요."

"그러니까요."

 

이곳에서는 모든 도구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고, 자원봉사자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치만 자원봉사자가 조언을 주기만 하지 고쳐주지는 않아서, 모든 걸 자기가 혼자서 해야 한다.

 

나는 멍때리고 있었는데, 찬이는 이미 이곳에서 자기 자전거의 속타이어를 교체해본 적이 있어서 내 것도 쉽게 갈 수 있다고 한다. 찬이가 장갑과 도구를 가져오더니 작업을 시작한다.

 

 

"일단 바퀴를 빼내야지."

 

흐음... 나는 사진찍기를 맡았다.

 

 

안쪽으로 돌려야 하나, 바깥쪽으로 돌려야 하나?

 

그냥 해 보면서 익힌다.

 

 

바퀴를 본체에서 빼내고, 겉타이어와 속타이어를 분리한다.

 

 

타이어를 쉽게 빼내는 도구도 있었다.

 

처음에는 몰라서 낑낑대면서 손으로 빼냈지만...

 

 

속타이어를 빼내고 바람이 빠지는 구멍을 찾았다.

 

구멍 옆을 누르니 푸시시시식... 하는 소리가 난다. 여기가 문제였군!

 

새 속타이어를 써도 되고, 이 타이어에 패치를 붙여서 구멍을 떼워도 된다고 한다.

 

 

타이어를 빼낸 바퀴는 이렇게 생겼군.

 

아무래도 새 속타이어를 쓰는게 좋지 않을까? 왜 펑크가 났는지 잘 모르니까...

 

 

자원봉사자에게 부탁해 새 속타이어를 샀다.

 

새걸로 한번 갈아봐야지.

 

 

타이어 가는 걸 구경하다가 발견한 그림.

 

그런데 이렇게 멍때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찬이와 함께 속타이어를 바퀴 속에 집어넣고, 다 됐다 싶어서 바람을 불어넣었는데...

 

갑자기 밑에서 속타이어가 삐져나오며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걸 봤다.

 

엇, 풍선? 이상하다고 생각한 그 순간...

 

뻥!!! 💣

 

엄청난 굉음을 내며 속타이어가 터져 버렸다.

 

뻥 하는 큰 소리에 자전거 고치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속타이어가 제대로 안 들어갔었나 봐요."

"하하하, 안 다쳤으면 다행이에요. 타이어 사이즈가 안 맞았나?"

"두번째 바퀴는 터뜨리면 안돼요~"

 

 

새 속타이어가 또 터질까 봐, 그냥 원래 쓰던 타이어에 본드와 패치를 붙여 구멍을 막기로 했다.

 

본드를 붙이고 잘 말려야지 패치가 잘 붙는데, 그걸 모르고 계속 문질문질했더니 패치가 헛돌았다.

 

결국 1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어째저째 자전거 바퀴를 떼울 수 있었다. 나 때문에 자원봉사자가 너무 오랫동안 아틀리에에 남아있어서 좀 미안했다. 괜찮다고 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 

 

헌 바퀴가 새 바퀴보다 낫군..

 

"결국 5분이 아니라 1시간 5분이 걸렸네."

"너 자전거는 좀 이상하다... 내껀 그렇지 않은데."

"내 자전거가 새 바퀴를 터뜨린 건 사실이지만, 이상한 건 아냐. 아무튼 고마워, 고쳐 줘서!"

 

바퀴를 고치고 자전거를 타 보니, 쓱쓱 잘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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