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마리와 점심시간 배드민턴을 치기로 했다. 한 6개월 만인가, 배드민턴? 진짜 오랜만이다!
쟝이 라켓은 언제든 가져가서 빌려 써도 된다고 해주었다. 그런데 본인이 라켓을 두 개 가져왔는지 한 개 가져왔는지 모르겠다고 해서, 모두에게 라켓을 가져왔는지 묻고 있다.
마리는 임신을 했다. 벌써 6개월이 다 되어 간다. 자기도 힘들텐데 내가 일이 많아서 허덕이는 걸 보고 배드민턴 치며 운동하자고 제안을 해 왔다.
"우리 월요일에 배드민턴 칠까? 내가 체육관 예약해놓을게!"
"오, 그럼 좋지. 그런데 너 운동 괜찮아?"
"하하, 배 때문에 하면 안되는 운동 엄청 많아. 축구, 야구, 농구, 배구... 일단 공 가지고 하는 운동은 거의 안 되는데, 배드민턴은 괜찮아! 몸을 많이 움직여야지!"
마리는 배가 무거울텐데도 자주 자전거를 타고 걸어 다닌다. 확실히 입맛이 늘었고 가끔 배에서 통통 아기의 발길질이 통통 느껴진다고 한다.
점심시간, 배드민턴을 치니 머리가 개운해진다. 월요병이 물러가는 느낌이다.
배드민턴은 역시 주고받는 느낌이 좋다. 헛손질을 해서 공을 주우러 다니는 게 제일 큰 운동이니 아직 많이 초보지만... 그래도 두세 번 턴이 왔다 갔다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웃!"
"오, 주고받기 좋은데?"
"오, 아깝다!"
나는 마리가 무리할까봐 걱정이다. 공을 주으려고 허리를 구부릴 때나 배드민턴 공이 너무 확 튈 때마다 좀 걱정이 된다.
정작 마리는 멀쩡하다. 몸이 무거울 텐데, 정작 마리는 쌩쌩하다. 마리는 몇 개월 뒤 출산 휴가를 내겠다고 한다.
"출산 휴가는 최대한, 최대한 미뤄서 아기랑 오랜 시간 같이 있으려고."
일과 운동, 아기 모두 놓치지 않는 대단한 동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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