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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재택근무하고 점심 조깅하기

by 밀리멜리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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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어려운 회의가 있어서, 상사에게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했다.

 

"내일 집에서 일해도 괜찮아요?"

"그래, 문제 없어."

 

대답은 시원시원해서 좋다만, 재택근무를 하면 어쩐지 일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왜일까...

 

스케줄을 짜다 보면 무슨 테트리스하는 기분이 든다. 여기 끼워넣고 저기 끼워넣고. 어쩌다 보니 쉬는시간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꽉 차있어서, 일부러 쉬는 시간을 만들어 넣으면 상사는 그걸 간단히 무시하고 그냥 회의로 채워 넣는다.

 

돌아보면 나도 그런 면이 있다. 누군가 부탁을 하면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일단 빠르게 처리하려고 한다. 아무튼 퀘벡 사람들은 여유로운 줄 알았는데, 여기도 심각한 일 중독자들이 많다.

 

이러나 저러나 바쁜 건 내가 아니라 상사인데, 왜 내가 남의 걱정거리를 대신해 주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뭐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너무 끼워맞춰서 빡빡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죄책감을 느낄 정도다.

 

어쨌든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는 한번도 상사를 진심으로 걱정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머리가 복잡할 땐 한 바퀴 달리고 온다!

 

 

점심시간 30분 살살 조깅하고 오면 그래도 기분이 많이 홀가분해진다.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조깅하는 다른 사람도 보고... 신학기라 대학생들이 많아졌다.

 

잠깐이라도 일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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