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시험을 본다고 하니 동료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점심시간, 크리스틴은 뜨개질을 하면서 시험 이야기를 했다.
"시험 볼 준비는 잘 됐어?"
"으음.... 응, 응."
"대답에서 뭔가 주저주저하는 게 느껴지는데."
"하하, 사실 준비됐다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네. 어제는 실험실에서 실습 시험을 봤거든? 근데 정말 엉망진창이었어!"
"왜?"
"실험 계획을 적어내야 하는데, 완전 다 틀렸거든! 실험실 조수 선생님이 보고는 다시 해야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하더라."
"어휴, 그랬구나."
"근데 내 생각으로는 실험실 선생님이 빨리 집에 가고 싶었나 봐. 나보고 자꾸 빨리 하라고 재촉하는 거 있지? 시험지 주면서 빨리 읽으라고 막 뭐라고 하더라구."
"으음."
"난 좀 긴장해서 멍해 있기는 했는데, 읽는 중이라고 대답했거든. 그러더니 갑자기 화를 내면서 나보고 프랑스어를 할 줄 알기는 하냐는 거야."
"세상에, 그건 너무 못됐다!"
"그래서 난 할 수 있다고 했지. 근데 좀 속상하긴 했어. 내가 시간 안에 다 끝내긴 했거든? 그러니까 그제야 웃으면서 다정하게 대해주더라고. 실험 시험은 아무튼 망친 것 같은데... 이론 시험에서 잘 하면 통과하겠지."
"잘 했으면 좋겠다! 본 샹스!"
크리스틴한테 하소연을 좀 했더니 속상했던 기분이 금방 좋아졌다.
마리는 재택근무인데도 잊지 않고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이런 응원을 받고 시험장에 들어섰는데, 생각보다 시험이 어려웠다. 시험지는 16페이지에, 길게 서술해야 하는 문제들이 정말 많았다. 확실히 학년이 올라가서 그런가, 이전보다 시험이 어렵구나.
이번에 공부한 과목은 '기후변화'라는 과목이다. 한국에서처럼 과학이라고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배우는 게 아니고, 테마를 하나 정해 기후변화에 관련된 화학식, 대기와 바다의 흐름, 날씨 생성, 숲과 빙하 등 생태계의 변화를 배우는 식이다.
어떤 문제가 나왔더라... 몇몇 개 기억나는 게 있다.
북미 대륙에 서식하는 나비의 개체수가 줄고 있다. 중요한 원인 2가지는 무엇인가? 나비의 개체수가 줄어서 끼치는 생태계의 변화를 설명하라.
광합성과 호흡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화학식을 이용해 설명하라.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생기는 결과 두 가지를 설명하라.
할아버지의 밭에서 기르는 채소가 시들고 있다. 우물물에 바닷물이 침투된 것 같은데, 어떻게 우물에 바닷물이 들어갔는지 알아낼 수 있을까? 농도는 얼마나 되나?
세계지도를 보고 생태계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과 가장 적은 곳을 찾아 설명하라.
다음 시험부터는 글쓰기에 좀 집중해야겠다.
하지만 이번 주만큼은 실컷 놀아야지! 예! 시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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