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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미스 구글과 프리마베라 소스

by 밀리멜리 2023.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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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좀 졸립다.

 

금요일에는 출근해도 콧노래가 나오는데 월요일은 역시나 좀 그렇다. 졸리고, 귀찮고...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하니 사무실 한 곳만 불이 켜져 있다. 역시 워커홀릭인 내 상사가 일하고 있다.

"주말 잘 보냈어요?"
"아, 참 빨리 지나갔네."
"월요일이니 이제 시작이네요!"
"어, 그래. 너한테는 시작이지만 나한테는 계속이야. 주말 내내 일했거든."
"오, 저런.."

그리고 이사벨은 하루종일 일하느라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점심시간, 크리스틴은 또 열심히 뜨개질 중이다.

"지금 뭐 뜨는 거야?"
"쉿, 이거 비밀이야. 마리 아기 낳으면 아기한테 줄 선물. 겉옷 만드는 거야."
"오오! 정말 친절하다. 마리가 좋아하겠네."
"그러니까 다 만들 때까지 비밀이야."

얼마 안 있어서 마리가 들어왔고, 크리스틴이 뜨개질 하는 걸 보고는 또 묻는다.

"뭐 뜨는 거야?"
"아, 우리 조카 줄 모자."
"아하."

거짓말이지만!

 

크리스틴이 내게 비밀 지키라며 찡끗 눈짓을 했다. 

 

나는 그걸 보고 어쩐지 웃음이 나와서 참느라 혼이 났다.

 

난 거짓말이 들킬까봐 얼른 주제를 돌렸다.

"오늘 식당메뉴는 뭐야?"
"음, 닭고기 볶음밥이랑 프리마베라 파이."
"프리마베라... 그거 흰 소스지? 스파게티에도 넣는 거 맞아?"
"어, 그래그래. 맞아. 잠깐! 내가 검색해 볼게. 흐음... 프리마베라 소스는 꼭 흰색은 아니야. 토마토가 들어가기도 해. 프리마베라는 봄이라는 뜻이래."
"아항... 고마워. 역시 미스 구글이야!"

마리는 뭐든 검색하고 알려주는 걸 좋아해서 별명이 미스 구글이다.

 

다행히 마리를 위한 서프라이즈 선물을 들키지 않고 잘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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