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에 눈이 적게 온다 싶더니, 3월 중순이 넘어서도 눈이 내린다.
아직 패딩을 집어넣을 때가 아니다. 나디아와 산책을 할 때도 추워서 짧게 공원을 돌고 돌아온다.
"우리 딸 아이다가 오늘 아침에 눈 온 걸 보더니 막 춥다고 짜증을 내더라고! 하하하"
"하긴, 이제 따뜻해질 때도 됐는데."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안 와서 썰매도 못 탔는데, 오늘은 썰매 탈 만큼 눈이 많이 온 것도 아니고 따뜻한 것도 아니니까!"
라마단이 시작한 지 10일이 되었다. 나디아는 계속 단식을 하고, 나도 따라서 점심만 단식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진짜 단식이 쉬운 게 아니다. '단식하려고 한다'만 벌써 열흘째...
점심 한 끼만 건너뛸 뿐인데 몸에 힘이 빠지고 배가 너무 고파서 샐러드와 바나나를 싸와서 먹었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카페테리아 가서 수프를 하나 사 먹었다. 단식... 어렵구만. 매일 먹던 시간에 안 먹으니 배가 엄청 고프다.
단식은 아니지만 식사량을 줄이니 오후시간에 집중이 잘 되고 아침/저녁식사 먹는 양도 줄었다. 위가 줄어서 그런가??
왜 단식하냐고? 예전에 읽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에서, 싯다르타가 사색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단식할 줄 안다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 음식에 집착하는 경향이 생겨서, 어떻게든 그 식탐을 극복하고 싶다.
그렇게 나디아가 새벽에 일어나서 만든 디저트, 꿀에 절인 견과류와 과일을 내게 건네주었다. 라마단 기간에 먹는 간식인데, 저녁에 단 것을 먹는다고 한다.
"이거 꿀에 절인 과일이야, 그때 같이 유기농 가게 가서 산 걸로 만들었어. 엄청 달달하니까 조금씩 먹어!"
"우와... 고마워! 이거 이름이 뭐야?"
"함할루. 고기랑 과일이라는 뜻인데, 고기는 안 들었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Laham Lahlou라는 디저트다. 와... 엄청 달아!
단식을 하고 나서 이런 걸 먹으면 혈당이 넘 높아질 것 같은데...?? 조금씩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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