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날씨가 따뜻해졌다.
나가고 싶은데 딱히 갈 곳이 없어서 카페 나들이를 했다.
나가기 직전에 구글지도로 카페 검색해 보고 새로운 곳으로 향했다.
처음 가본 곳이라 카페 이름 까먹었다.
나는 호지차라떼를 시키고 찬이는 차이티라떼를 시켰다.
"아, 이거 물 탄 거 같아! 맛 별로야."
차이티 라떼를 한 모금 마셔보니 진짜 맹물 맛이 났다. 저런, 어쩐지 바리스타가 엄청 바빠 보이던데.
내 호지차라떼는 그냥 나쁘지 않았다.
호지차는 영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좀 씁쓸한데... 약간 구수한 보리차? 곡물향도 난다.
예전에 교토에 가서 한 번 호지차를 마셔본 적이 있는데,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니 그냥 나는 녹차가 좋다.
카페의 책장을 구경했다.
자기계발서, 명상적 탐구, 자연에 관한 책이 보인다.
주인장의 취향이 엿보이는 것 같다.
잭 케루악의 달마 범이라는 책이 있다.
달마라고 해서 설마 했는데 진짜 불교에 관한 내용이다.
첫장을 펴보니 이런 글이 있다.
"79페이지로 가세요"
79페이지로 가보니 편지가 있다.
=====
내 사랑, 지금 당장 널 안고 싶다. 지금 캠핑카 위에 누워서 쏟아지는 별을 세어 보고 싶어. 에드 시런의 노래를 들으면서 춤추고 싶다. 너랑 함께 한 모든 추억을 잊고 싶지 않아.
발레리❤
네 엉덩이가 제일 멋져!
=====
이 글을 발견하고 킥킥 웃었다.
뭐야 로맨틱하네. 그런데 지금 이 책이 카페에 놓여있다는 것은 아마 둘이 깨졌다는 것 아닐까...?
나는 숙제를 했고 찬이는 할 게 없다며 내 이북리더기를 가져갔다.
이북리더기 책 중 스토너를 고르고 좀 읽더니 이렇게 말한다.
"야, 이거 우울한데? 근데 이상하게 계속 읽게 되네."
"그치? 지금 어디 읽고 있는데?"
"지금 주인공이 와이프를 만나는 장면까지 읽었는데... 아무튼 이상해."
나도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 말듯 하다.
내 독후감을 다시 읽어봐야지.
스토너 독후감 - 인생의 선택과 대가
스토너라는 책을 읽었다. 50여 년 전 처음 출판되었을 때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2010년부터 유럽 전역에서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첫 번째 챕터를 읽고 나서는 너무 잔잔하고 밋밋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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