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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더울 땐 분수대에서 물장난치기!

by 밀리멜리 2021.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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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에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이 나타났다. 아니, 수영장도 없는데 어쩐 일로 수영복이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기 위해 아예 수영복을 챙겨입고 온 것이다. 준비성 철저하구나 너희...!

 

물놀이 하기 5초전
목표는 분수대

 

이 아이들 뒤편으로 뒤뚱뒤뚱 걸음마로 언니들을 쫓아가는 아기가 있었는데, 이 아이는 분수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지 언니들을 따라가다 말고 내 옆으로 와서 환하게 웃어주었다. 내게 다가온 아기가 너무 예뻐서 하이~ 하고 손을 흔들었다. 아기는 잠시 내 옆에 서 있더니 다시 뒤뚱뒤뚱 걸음마로 계단을 오르내렸다. 아기 어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아기가 너무 사랑스럽네요!"

"고마워요. 요새 걸음마를 시작해서 엄청 에너지가 넘쳐요."

"물놀이는 안하고 계단오르는 걸 좋아하네요."

"맞아요. 아, 정말 힘드네요."

 

엄마가 힘들다고 하는 말은 정말 빈말이 아니었다. 아기는 언니들이 뛰어노는 물놀이에는 관심도 없고, 혼자서 계단을 오르내리기 바빴다. 엄마도 몇 발짝 떨어져서 아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기는 계단 오르다 넘어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났다가, 계단 끝에 오르자 엄마를 힐끗 보더니 놀리려는 듯이 도로쪽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나도 엄마도 깜짝 놀라 아기를 잡으려 달려갔다. 다행히 차가 다니는 도로는 아니었다. 

 

그런데 아기는 오히려 자기를 잡으러 오는 걸 재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아기는 또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했다. 결국에 안되겠다 싶었는지 엄마는 아기를 들어안아 벤치에 앉혔다.

 

 

어른들도 은근히 놀고싶어하는 분수대

 

아이들은 수영복까지 챙겨입고 놀러오는 분수대인데, 사실 어른들도 물에 젖는 걸 상관하지 않고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겼다. 분수대에 다가가기만 해도 정말 시원했다. 나도 다음에는 반바지를 입고 와서 좀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수대는 저절로 물 양이 조절되어 랜덤으로 물이 치솟았다 잦아들었다 하는데, 물에서 살짝 소독약 냄새가 났다.

 

분수대 뒷편

분수대 뒷편 소화전에서 뭔가 작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있었다. 여자분이 엄청나게 큰 렌치를 이용해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했는데, 그 과정에서 물이 엄청난 수압으로 치솟아서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익숙하게 렌치를 돌려 한번에 소화전을 잠궜다. 너무 멋있는 거 아냐?!

 

이런 작업현장에서도 복장규정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슬리브리스 셔츠에 핫팬츠, 썬글라스를 쓰고 일하는 모습이 영화속에서 나온 것처럼 정말 멋있다. 그리고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이 여자분 뒷머리를 새파란색으로 염색했다. 머리색까지 정말 멋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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