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는 캐나다 마트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푸드코트의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식당 소개를 보니 지중해식 식당이라고 한다. 나는 아랍식 식당인 줄 알았는데? 아랍 사람들이 주로 운영하고 알바생도 아랍 사람을 많이 채용하고, 아랍 음식 허머스와 쿠스쿠스를 파니 아랍식이 아닌가 싶은데...
그러고 보니 이게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인 것 같다. 지중해식이라고 하면 유럽만 생각했는데 북아프리카 지역도 지중해를 맞닿아 있다.
모로코, 리비아, 알제리 등에서는 프랑스어를 쓰니 이민자가 많고, 그래서인지 몬트리올에도 아랍 식당이 정말 많다.
몬트리올에 오고 나서 외식으로 제일 자주 먹는 것이 포르투갈 식당과 아랍 식당이다. 다른 유명한 아랍 식당은 자이로(커다란 꼬치)에 구운 고기를 파는데 토리노는 그릴에 구운 고기를 판다게 다른 점이다. 불맛이 그리울 때 오면 좋다.
그릴 냄새 덕분에 사람들이 모인다.
난 이미 주문하고 음식 포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모녀가 그릴을 보고 살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판매 찬스를 잡은 점원이 잽싸게 구워진 닭고기 한 점을 잘라서 이쑤시개에 찍어서 먹어보라고 건넨다.
"레피(아가씨들)! 한번 드셔보세요!"
"우리요? 감사합니다."
같은 프랑스어지만 퀘벡 프랑스어와 북아프리카 프랑스어는 살짝 다르다. 북아프리카 프랑스어가 더 유럽 프랑스어에 가깝고 발음도 우아하다. 퀘벡은 엄청난 사투리가 섞여있고...
사투리 말고도 호칭도 다르다. 퀘벡 사람들은 모르는 여자 사람을 부를 땐 꼭 '마담'을 쓴다. 하지만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아가씨(마드무아젤)', 여러 명일 경우에는 '소녀들(레피)'이라는 말을 쓴다. 이것도 문화 차이다. 퀘벡에서 마드무아젤이란 말은 여성 존중 차원에서 거의 사라지고 마담만 쓴다.
여기서 점원이 말한 '레피'는 Les filles, 영어로 하면 the girls라는 뜻이다. 50대가 넘은 중년 여성에게도 넉살 좋게 소녀들이라고 불러준다. 😊 이건 장사하기 위해 하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특유의 습관 같은 것이다.
닭고기를 먹을지, 소시지를 먹을지 고르고 나면 샐러드나 쿠스쿠스, 감자튀김 등 사이드디쉬 3가지 고를 수 있다. 나는 감자튀김과 병아리콩 샐러드, 야채샐러드를 골랐다.
그러고 있으니 아랍 남자애들 두 명이 와서 점원에게 말한다.
"우리도 샘플 하나 주세요. 어떤 맛인지 알아야 살 거 아닙니까? 우리는 무슨 맛인지 모른다구요."
점원은 그 둘을 바라보다가 귀찮은 듯이 고기를 잘라 건네줬다. 아무래도 샘플을 자주 달라고 하는 모양이다 🤣 그냥 달라고 해도 될 텐데 무슨 맛인지 모른다고 뻔뻔하게 우기는 것도 재밌다.
이 식당은 한 1년 반 만에 온 것인데, 아무래도 고기 양이 적어진 것 같다. 😥
감자튀김은 여전히 양이 많긴 하지만... 고기가 적어져서 이제 잘 안 갈 것 같다.
불맛 고기 때문에 여기 오는데!! 고기가 적다니...
흰색 소스는 마늘 크림, 베이지색 소스는 허머스이다. 병아리콩 샐러드도 맛있다.
갑자기 모로코의 카사블랑카가 가고 싶어 진다. ✈🛫
'몬트리올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가 요리한 이스라엘식 가지요리와 치킨 (18) | 2021.12.20 |
---|---|
저스틴 비버가 만들었다는 도넛 팀빗, 난 맛있는데? (18) | 2021.12.19 |
퀘벡의 블랙프라이데이, 벙드허디 푸 풍경 (17) | 2021.11.30 |
고무장갑 끼고 잼뚜껑 열 때의 부작용 (20) | 2021.11.29 |
차 종류가 많아서 아무거나 샀다가 쓴맛을 봤다 (22) | 2021.11.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