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신예원 - It was in Shiraz이다. 사실 이 노래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어릴 때 보사노바에 꽂혀서 한창 보사노바만 찾아 들었는데, 그 와중에 추천 리스트를 다 들어보면서 내 취향이 아닌 것들은 거르고 거르다가 남아있는 노래다.
지금은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몇년 전만 해도 정말 찾기 힘든 노래였다. 덕분에 나만 아는 노래인 것 같아 은근 뿌듯한 마음도 있었다.
이 노래는 리듬도 좋지만 신예원 아티스트의 나직하게 이야기하는 듯한 목소리가 좋다. 노래하는 듯 이야기하는 듯, 거기에 살짝 한국 억양이 섞인 영어 가사도 정말 좋다.
It was in Shiraz - 신예원
First of May I met him in the town of Shiraz
Violins played away dancing through the night
In my ears he whispered Poems of colored passion
All the rubies in the world I would trade them for his poems
5월의 첫날 시라즈 시내에서 그를 만났지
바이올린 소리에 밤새도록 춤을 추고
그는 정열적인 빛깔의 시를 귓가에 속삭였어
이 세상 모든 루비를 주고서라도 그의 시를 얻어낼 거야
How I was mesmerized by his charm
Oceans so blue like his gentle eyes
I was in cloud nine and in heaven
But I would leave him standing by himself
그 매력에 얼마나 푹 빠졌는지
그의 부드러운 눈처럼 푸른 바다
구름 속을 날아다니는 것 같았어
하지만 그를 홀로 두고 떠나야 했지
Midnight bells of Shiraz Chimed as I held his hand
In his eyes he knew that I would leave
For the last time we kissed
Knowing that I would leave
Like a king he graciously let go
It was in Shiraz
시라즈의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손을 맞잡으니
이별을 예감하는 그의 눈빛을 보았어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우린 키스를 했어
마치 왕처럼 우아하게 나를 보내주었지
시라즈였어
가사를 보니 시라즈가 어떤 곳일지 궁금하다. 시라즈는 이란의 도시로, 옛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였다고 한다. 기원전 2천년 전부터 있었던 도시라고 하니, 그 유적(페르세폴리스)도 어마어마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시라즈는 시인과 페르시아문학, 와인, 꽃과 정원으로 유명한 도시라고 한다. 이란 최고의 시성 하페즈와 사디가 시라즈 출신이고, 이 노래에도 시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시인의 무덤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세상의 모든 루비를 시와 바꾸겠노라고 한 걸 보면, 이 가사를 쓴 사람은 아마 실제로 시라즈에 가본 모양이다. 여기서 '그'라고 말하는 사람은 특정한 사람이라기보다 시라즈 도시 그 자체인 것 같다.
이런 사진을 보면 이란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불가능하겠지만...
이란에 한번 다녀오면 미국이나 멕시코에 무비자 입국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건 너무 큰 리스크인 것 같다. 가기 힘든 도시라 더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하다.
이란 다큐 영화 '포커스 이란, 대담한 전경' - 사진을 통한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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