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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2022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보고

by 밀리멜리 202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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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슈퍼볼 하프타임 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퀘벡 사람들은 미국사람들처럼 슈퍼볼에 열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큰 볼거리였다.

 

앤더슨 팩, 무릎 꿇은 에미넴과 닥터 드레

특히나 눈에 띄었던 것은 닥터 드레가 키운 힙합 가수들이 모였다는 점이다. 에미넴이 인종차별 항의 퍼포먼스로 무릎을 꿇은 것도 인상적이었고, '밀양 박씨'가 별명인 한국계 가수 앤더슨 팩이 드럼을 치며 등장한 것도 반가웠다. 

 

 

에릭 "슈퍼볼 봤어? 미식축구 좋아해?"
카린 "아-- 하프타임 쇼는 봤는데, 경기는 지루하더라고."
에릭 "그치? 나도 지루하더라. 아니, 몸으로 부딪히는 건 되는데 왜 잡아당기는 건 안 돼?"

 

잡고 끌어당기는 게 익숙한 하키

 

캐나다 스포츠는 무조건 하키다. 하키에 익숙한 퀘벡사람들은 모든 스포츠를 하키와 비교한다. 하키에서는 옷을 잡아당기거나 스틱으로 발을 거는 것 정도는 그냥 봐줄 정도로 격렬한 스포츠다. 나도 미식축구를 잘 알진 못하지만 엄청 격렬한 스포츠라고 생각하는데, 하키는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면서 하니 그보다 훨씬 빠르고 충돌이나 견제도 많은 편이어서 그렇게 느끼나 보다.

 

카린 "그리고 말이지, 좀 보려고 하면 광고 나오고, 이제 좀 재밌어지나 하면 휴식이고 또 광고 나오고, 광고가 너무 많아!"

 

BTS의 삼성 갤럭시 광고

슈퍼볼은 미국에서 가장 큰 스포츠 경기인 만큼,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올해 슈퍼볼 광고 단가는 NBC 방송 기준 30초에 최대 700만(약 84억 원)달러라고 한다. 하프타임 동안 BTS도 삼성 광고에 등장해 미래를 위해 지구를 돌보자는 좋은 메시지를 보냈다. (삼성 광고료는 250억 원 정도라고 한다.)

 

"광고 너무 많은 건 나도 공감이지만, 그래도 난 미식축구가 좋아."
"베에에에엑. 난 싫어! 그치만 하프타임쇼는 볼 만 하더라. 그것만 저녁 내내 들었어."
"스눕 독도 나오고, 닥터 드레도 나오고, 50센트도 나오고, 에미넴도 나오고..."

 

닥터 드레와 스눕 독


"그렇게 힙합 가수들 모인 건 처음이지? 게다가 옛날 노래 들으니 추억 생각나더라."
"90년대 생각 나지! 가수들도 나이 많이 들었더라. 다들 50대야."
"다들 50대라고! 어쩐지 얼굴을 보니 나이가 들었다 싶었어."

점심시간에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 나도 하프타임 쇼 이야기는 알아들을 수 있어서 대화에 끼어들었다.

나 "아, 그 거꾸로 매달려서 등장한 가수는 누구였지?"
에릭 "50센트야. 그 사람도 나이 한창 많은데! 그렇게 등장했다가 푸시식 떨어지면 어쩌려고?"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등장한 50센트
메리제이 블라이즈

하프타임 쇼에는 힙합에 별 관심이 없는 나도 아는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하하하하. 아무튼 엄청난 라인업이었어. 출연료도 엄청 받았겠지?"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출연료 없어."
"엥! 그럼 다 자원봉사로 하는 거야?"
"그렇지. 그래도 그 영향력과 광고노출을 생각해 봐. 엄청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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