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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시험에 좋다는 SR 공부법 실제로 해본 후기!

by 밀리멜리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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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까?

 

"공부를 어떻게 해야 잘 하나?" 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라고 뭐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공부든 확실한 가이드가 있으면 좀 더 방향잡기가 쉽지 않을까 싶다.

 

"공부를 잘한다"를 다시 풀어 말하면, 짧은 시간과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암기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지식과 연관시켜 정리하는 것까지. 공부의 '도'까지 이르려면 한참 가야겠지만, 일단 눈앞에 닥친 시험을 잘 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겠다.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어떤 방법을 취해야 가장 빠르게 달성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고, 여러가지 답을 생각해 내 보면 좋겠다.

 

 

나도 이 포스팅을 적으면서 실제로 노트에 질문을 하고 답을 해 보았다. 

 

가장 처음에 떠오른 답은 내 한국어 학생의 답이었다. 이 친구는 이번에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타고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으면서 시험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다. 그 비결을 물어보니 정말 별 게 없다.

 

"시험 전에 다섯 번 정도 읽고 가요. 읽다 보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했던 말들이 저절로 떠오르고, 그러면 노력 안해도 기억하게 되서 시험도 잘 칠 수 있어요."

 

내 학생들이 이렇게 잘합니다!! 자랑하는 담임쌤 마음

 

내 학생들이 이렇게 잘합니다!! 자랑하는 담임쌤 마음

진짜 진짜 여름방학 전 마지막 수업이었다. 오늘은 종업식만 있는 줄 알고 수업 진도를 미리 끝내놨는데, 알고보니 오늘까지도 수업이 남아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넉넉하게 수업하는 건데

milymely.tistory.com

 

 

 SR 학습법이란?

 

이 학생이 말한 공부비결을 듣다 보니, 확실히 한 권을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어떻게 하면 빨리 여러 번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읽은 SR 학습법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SR은 소프트 리뷰의 약자로, 부드럽게 반복하면서 읽는다는 의미이다. 부담없이 빠르게! 이 공부법은 인터넷에 널리 알려져 있는 벙법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연필로 핵심어 밑줄치며 3번 읽기

2. 형광펜으로 핵심어 밑줄 치며 2번 읽기

3. 연필/형광펜으로 밑줄친 부분만 5번 읽기

 

* 중요한 점: 이해되지 않아도 그냥 지나간다. 즐거운 마음으로 읽는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10번 읽는 것이 그냥 3번 읽는 것보다 더 빠르다는 점이다. 정말일까?

 

 

 SR 학습법의 효과

 

이 공부법을 개발해 낸 주인공, 임성룡 씨는 은행에서 일하다가 학습의 필요성을 느꼈다. 스스로 개발한 공부법을 이용해 1993년 경영학 학사를 따고, 40대 후반의 나이에 3천 쪽의 수험서를 14번 읽고 손해보험중개사 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이후 생명보험중개인 국가고시 3등 합격, 금융자산관리사(FP) 합격, 서울대 어학연구소 외국어 검정시험 영어, 불어, 일어 합격,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불어연수 최우수 수료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나도 한 책을 진득하니 여러 번 반복하는 게 좋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기기가 쉬운 게 아니었다. 1~2번 읽고 지쳐서 나가떨어지기 일쑤였으니까. 그런데 이 방법은 3번 읽는것보다 10번 읽는 게 더 빠르다니 한번 믿고 해보려고 한다.

 

 

 학습법 실천 후기

 

나의 경우, 시사잡지를 영어로 술술 읽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코노미스트라는 잡지를 구독하고 있는데, 워낙 내용이 어렵고 문장도 복잡해서 하루에 1~2개 정도만 읽는 걸 목표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번 읽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읽고 나서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지루해지고 지겨워지니 목표 세워놓고 안 지킨지 벌써 몇 주가 넘는다. 이번 공부법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한번 나도 변화를 지켜보고자 한다.

 

공부 준비물

 

준비물은 책과 샤프, 형광펜이다.

 

그리고 정말 그냥 읽는 것보다 빠른지 확인하기 위해 한 기사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을 체크해 봤다.

 

1. 첫 시도는 기사 하나 읽는 데 5분이 걸렸다. 모르는 단어가 많아도 찾지 않았다. 핵심어가 뭔지 몰라 어디에 줄을 쳐야 할 지 모르겠으나 그냥 읽었다. 몰라도 그냥 훑었다.

 

스탑워치로 읽는 시간을 재 보았다

 

2. 두번째 시도, 6분이 걸렸다. 역시 아직도 모르는 내용이 많다. 그러나 모르는 단어 7개 중 3개의 뜻을 추측할 수 있게 되었다. 기사 나머지 반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조금씩 조금씩 이해가 된다.

 

3. 3번째 연필로 읽기. 4분 40초가 걸렸다. 모르는 단어의 뜻을 저절로 알게 되었다(!!!) 😮 앞뒤 내용 맞추다 보니 그냥 이런 뜻이겠거니 싶었는데, 정말 맞았다.

 

4. 푸른 형광펜으로 줄치면서 읽기. 7분 40초가 걸렸다. 어떤 걸 중점적으로 밑줄쳐야 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더 걸렸다.

 

 

5. 오렌지 형광펜으로 읽기. 4분이 걸렸다. 

 

지금까지 읽어도 정말 모르는 단어들의 뜻을 사전에서 찾았다. (이 과정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 같다.)

 

  • shorn: sheer(털을 깎다)의 과거분사. '깎인'
  • Magdalenian: 유럽 구석기 최후 시기의 마들렌 기 문화. 고고학 용어.
  • rubefaction: 붉게 변하는 현상
  • to the rigours of : 어렵거나 힘든. 다루기 힘든, 과제.
  • hearth : 난로
  • multidisciplinary: 여러 학문에 걸친.
  • ibex: 아이벡스. 산악지방 염소
  • auroch: 오록. 야생 소

 

6. 연필, 형광펜으로 줄친 곳만 읽으니 2분 40초가 걸렸다.

 

7. 3분 20초가 걸렸다.

 

(7번 읽으니 집중력이 떨어져서 잠깐 쉬었다.)

 

8. 2분 47초가 걸렸다.

 

9. 2분이 걸렸다.

 

10. 1분 30초가 걸렸다.

 

 

 내가 느낀 효과

 

1. 암기에 좋다.

 

확실히 암기에 좋다! 이 내용을 외우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이번 기사의 내용을 줄줄 읊을 수 있게 되었다. 신문기사도 외울 수 있을 정도니, 확실히 자격시험이나 암기, 이해가 필요한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된다. 

 

2. 모르는 내용도 읽다 보면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

 

처음 눈으로 훑을 때는 '도대체 이게 무슨 내용이야?'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3번째, 4번째 읽으면서는 '아,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고 이해가 된다.' 내용 뿐 아니라 모르는 단어도 저절로 알게 되었는데, 그 때가 정말 짜릿했다. 예를 들어, rubefaction (붉게 변함)이라는 단어는 정말 어려웠는데, 문장 앞뒤에 핑크색이라는 말이 자주 나와서 붉은 색과 관련된 단어라는 걸 유추할 수 있었다.

 

3.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그냥 읽었더라면 아는지 모르는지조차 넘어갔을 부분도 꼼꼼하게 되짚게 된다. 

 

 

 단점과 개선할 점

 

내 학습 스타일에 맞춰서 조금의 변형도 필요했다.

 

1. 모르는 내용은 나중에라도 찾아봐야 했다.

 

읽다가 모르는 부분을 뛰어넘었으니, 모르는 단어나 내용을 한번 짚고 넘어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학습법에서 설명한 것처럼, 처음 연필을 가지고 읽을 때는 단어를 찾지 않고 즐겁게, 쉽게 읽었다. 이후 3~5번 읽고 나서 모르는 부분만 빠르게 체크해서 찾았더니 공부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다.

 

2. 중간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한, 8~10번의 과정에서 반복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져서 조금 힘들었다. 계속 반복하다 보니 지루해지는 탓도 있고, 몰입하는 게 힘들긴 한데, 그 잠깐의 지루함만 참으면 또 다시 술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 다시 마음을 다잡을 무언가를 찾아봐야 겠다. 그래도 보통 읽는 것보다는 더 집중이 잘 된다.

 

3. 핵심어를 찾는 게 어렵다.

 

아무래도 내용을 모르면서 읽다 보니, 형광펜으로 밑줄을 칠 때 핵심어 찾기가 어려웠다. '핵심어'라는 말에 집착해서 좀 헤맬 때가 있었고, 후반에 핵심어만 읽으려고 해도 알고 나니 핵심어가 아니었거나, 아니면 빠뜨린 중요한 부분이 꽤 있었다. 단어 하나하나보다는 주요 문장에 밑줄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학습법에 관한 설명은 인터넷에 많지만, 실제로 해본 후기는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나는 신문기사 이외에도 공부할 때 이 학습법을 이용하려고 한다.

 

- 신문기사에서 읽은 내용 요약 -

유물들 중 목적이 확실하지 않거나, 아름답지 않거나, 고고학적 지식과 맞지 않는 유물들은 지하에 묻혀지기 마련이다. 이번에 영국 박물관 지하에 전시되지 않고 묻혀진 작품중, 약 2만년 전 구석기 시대 마들렌기 유물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 유물은 야생동물이 그려진 54개의 석회석 돌판인데, 연구자들은 이 돌판이 핑크색으로 물든 것에 주목했다. 이는 석회암 속 철의 불순물이 섭씨 200도에서 산화되며 생긴 흔적이다. 이 핑크색을 보고 돌판들이 불 옆에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게 되었다. 도대체 왜 이 돌판이 불 옆에 있었을까? 나중에 불에 묻힌 것일까? 안 예뻐져서 요리도구로 썼을까? 아니면 원래 불 옆에서 장식되는 돌이었을까?

해답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들은 직접 3D로 복제모형을 만들고, 컴퓨터로 불과 똑같은 빛을 만들어내 비춰보았다. 신기하게도, 돌판에 그려진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동물들이 돌 위에서 점프하는 모양이 보이는 것을 보고 정말 생생하고 파워풀한 움직임이 느껴진다고 연구진이 말했다.

한마디로, 구석기 시대 사람에게는 이 돌판이 영화관 스크린이었던 셈이다. 구석기 시대에 모닥불 옆 움직이는 그림 전시회가 있었다니, 현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 요약글을 다시 되짚어보거나 고민 없이 단숨에 써내려갈 수 있었다! 

 

공부를 해야 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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