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동네 산책 고양이를 만났다.
가만, 이 녀석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뒤에서 걷는 모습이 정말 우아하다.
신기해서 살살 따라가고 있었는데, 마주오던 어느 남자와 딱 마주쳤다. 그 사람은 이 근처에 사는 모양이다.
고양이가 그 사람과 마주쳐 잠깐 멈추더니 종아리에 자기 몸을 가져다 댄다. 그러더니 쓰담쓰담을 한번 받고 다시 도도하게 가던 길을 간다.
이웃주민하고 인사한 거구나.
우와, 나도 인사하고 싶다.
나도 이 고양이와 한두번 마주친 적이 있다.
아무래도 할로윈 때 만난 고양이 같은데... 인상깊어서 블로그로도 썼다.
할로윈 검은고양이의 냥냥펀치 매운맛!
길을 걷다가 깜짝 놀라서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어느 집 앞에 할로윈 호박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마침 노란 눈의 검은고양이가 장식 앞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잉??? 난 고양이도 장식인 줄 알
milymely.tistory.com
나를 기억하려나?
계속 따라가니, 고양이가 살짝 속도를 멈춘다.
휴대폰부터 들이대서 그런가... 별로 나에게 다가오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고양이는 내 눈을 슬쩍 보더니 모른 체 하고 그냥 가버린다.
아직 인사할 정도로 친한 건 아닌 거군... 우린 서먹서먹하구나!
아까 그 주민처럼 가만히 먼저 다가오길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무실에서 떼아와 수다를 떨다가 이 고양이 이야기를 했다.
"내 생각엔 엄청 도도한 것 같아. 눈 동그랗게 뜨고 한번 보더니 그냥 가더라니까. 그리고 되게 얌전해."
"너무 예쁘다! 얼마 전에 나 재택근무하는데, 우리집 고양이한테 간식 주고 나는 메일 정리했거든. 그런데 얘가 일부러 간식 안먹고 내 커피에 떨어뜨리는 거야!"
"하필 네 커피에 떨어뜨렸다고? 관심 끄는 법 진짜 잘 아네. 똑똑해."
"얘 이름이 루시퍼인데, 완전 이름대로 쪼끄만 악마같아. 정말 잘 지었지 뭐야!"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가 있다니 좋겠다."
"나 한 마리 더 입양할 거야! 이번 9월에."
"정말?"
"난 원래 구조된 유기묘 키우고 싶었거든. 이번 휴가 때 4시간 떨어진 도시에 입양할 고양이가 하나 있대서, 데리러 갈 거야. 준비할 것도 많아. 캣휠도 사주고 싶고, 가방도 사고 싶고... 이름도 벌써 지었어! 릴리트라고."
"그것도 악마 이름이지?"
"완전 잘 어울리지! 임시 보호자가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엄청 까불까불해. 루시퍼도 까불까불하니까 잘 어울릴 거야. 딱 보고 나니까 아, 얘는 릴리트다 싶더라고. 말썽피워도 귀여우니 어쩌겠어."
그나저나 고양이를 입양하러 4시간 거리를 가다니, 대단하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건 역시 쉬운 일이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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