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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스타벅스 커피와 샌드위치를 얻어먹었다!

by 밀리멜리 202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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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휴가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하니 정신이 없다. 특히나 사무실을 옮긴 이후로 너무 바빠졌다. 2박 3일짜리 퀘벡 여행 포스팅은 하루치도 못 끝냈는데, 블로그에 올리겠다는 마음에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어서 뭘 올려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

 

그래서 잠시 여행 포스팅은 쉬고 오늘 있었던 일을 적어 본다.

 

오랜만에 이프레옌이 출근해서 인사를 나눴다. 쿠바 출신인 이프레옌은 2~3년 안으로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일주일에 하루만 출근한다. 

 

"잘 지냈어요?"

"그럼, 그럼. 잘 지냈지. 너도?"

"잘 지냈죠!"

 

참고글:

사무실 동료의 쿠바 아바나 이야기

 

사무실 동료의 쿠바 아바나 이야기

나와 함께 사무실을 쓰는 이프레옌은 쿠바 출신이다. 나는 말이 적은 편인데 이프레옌은 정말 말이 많아서 좋다. 5년 안에 퇴직을 생각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3일은 재택근무를 한다고 한다. 그래

milymely.tistory.com

이프레옌이 쿠바를 탈출한 이야기

 

이프레옌이 쿠바를 탈출한 이야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휴가를 낸 직원들이 많아진다. 이프레옌도 휴가를 내서, 오늘이 지나면 다음달 중순이 되어야 얼굴을 볼 수 있다. 나는 아직 수습기간이라 휴가를 쓸 수는 없다. 45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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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좋아해? 커피 한잔 마실래?"

"좋죠!"

"내 블롱드(여자친구를 이르는 퀘벡말)가 잠깐 들러서 나한테 커피 사주겠다는데, 넌 어떤 커피 좋아하니? 라떼?"

"음, 그냥 블랙, 아메리카노 마실게요."

"샌드위치도 먹을래?"

"음..."

"자주 오는 기회 아니야. 기회 왔을 때 잡으라고. 스타벅스 더블스모크베이컨 샌드위치 어때? 내가 좋아하는 메뉴야."

"히히, 그럼 얻어 먹어 볼게요."

 

짜잔 제가 이렇게 잘 얻어먹고 다닙니다

"스타벅스는 어딜 가나 맛이 똑같아서 좋아. 친척이 마이애미에 살아서, 여기서부터 마이애미까지 차로 3일동안 타고 가거든. 가면서 스타벅스에 들러 더블스모크 베이컨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거기도 똑같더라고!"

 

그 말대로 스모크 베이컨 샌드위치는 진짜 괜찮았다. 스타벅스의 케이크나 샌드위치 종류는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맛있었다. 샌드위치를 뜯으며 이프레옌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휴가는 어땠어요?"

"좋았지. 그냥 편하게 집에서 쉬었어. 넌 어디 갔다왔니?"

"난 퀘벡에 갔다 왔어요."

 

이프레옌은 한국 드라마의 엄청난 팬이다. 혹시 도깨비를 알까 싶어서 물어보았다.

 

빨간 문을 혹시 아십니까

 

"혹시 고블린(도깨비) 봤어요? 이것도 유명한 한국 드라마인데."

"음, 아니. 몰라."

"에이, 그랬군요. 어쩐지 거기 갔는데 빨간 문에 한국사람만 있더라구요. 한국 드라마인데, 퀘벡이 배경으로 나와요."

"퀘벡을 갔다왔구만. 정말 풍경이 예쁜 곳이지. 난 집에서 쉬면서 연모를 봤어. The King's affection. 여자 아이로 태어났는데 남자로 자라고 왕이 되는 드라마야. 이건 봤어?"

"아! 알아요. 넷플릭스에 있죠."

"나랑 블롱드는 이 드라마에 푹 빠져있어. 어제 마지막화까지 보고 눈물이 이렇게 나더라니깐."

"그랬어요? 저는 아직 끝까지 못봤어요."

"한국 노래는 참 부드러워서 좋아. 드라마 내용이랑 잘 어울리고, 애절한 느낌이 정말 좋다니까. 이 가수가 누군지 알아?"

"잠깐 기다려봐요. 제가 금방 찾아볼게요. 이 노래 맞죠?"

 

연모 ost: 린 - 알아요

 

 

연모 ost: 백지영 - If

 

"오, 그렇지, 그렇지! 이 노래야. 이렇게 느린 선율이 마음에 들어. 쿠바 노래는 모두 리듬이 빠르거든."

 

이프레옌은 카메라로 백지영의 이름을 찍어 갔다. 그리고 한참동안이나 한국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프레옌은 서울 한강의 길이가 몇 km인지도 다 알고 있었다! 

 

"한강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알아요? 저도 모르는데? 대단해요!"

"나 정말 한국 전문가지?" 😁

"정말 그래요."

 

그러고 나서는 일이 바빠서 거의 한 마디도 못 나눴다. 여행하다 일상으로 돌아오니 살짝 피곤하기도 하지만 이런 소소한 재미가 좋다. 우연히 얻어먹은 커피와 샌드위치도 좋고, 소소하게 잡담을 나누는 것도 좋은 기억이다.

 

 

 

P. S. 아침 출근길에 우연히 머리스타일이 매우 특이한 아저씨를 봤다.

 

머리스타일 특이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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