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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오꼬노미야끼가 먹고 싶어졌다 오꼬노미야끼가 땡겨서 한번 해먹어볼까 싶다. 주말에 아시안마트에 가서 장을 좀 봐야겠다. 도대체 오꼬노미야끼가 왜 좋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아마 추억의 맛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내가 처음 오꼬노미야끼를 맛보았을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난 독서신문반에 들어갔고, 한달에 한 번 나오는 독서신문을 위해 여름방학에도 부원들과 학교에 가서 자료를 찾고 기사를 썼다. 여름에 날도 좋고, 바람도 살살 불고, 신문기사 쓰는 건 싫증이 났다. 부장인 친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오꼬노미야끼 먹으러 갈래?" "오꼬... 그게 뭐야?"` 생소한 이름이었다. 그게 대체 뭐지? "야, 너 한번도 안 먹어봤어? 우리 학교 바로 앞에 있는 맛집인데 몰라? 당장 먹어야겠다. 너 천원 있지?" "어, 천원이라면 있.. 2022. 2. 4.
오전 휴가를 내고 듀픽센트 연구를 도와주러 갔다 오전에는 피부과에 가야하기 때문에 오전 휴가를 냈다. 상사인 쟝에게 병원예약이 있어서 가야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쟝, 수요일 오전에 병원에 가야 하는데요." "응, 응, 갔다 와." "어, 그러면 출근부에 기록 어떻게 해요?" "찾아보면 코드가 있을 거야. 거기 코드대로 기록하면 돼. 풀타임 페이 받고 싶으면 추가적으로 더 일해도 되고, 아니면 말고..." 난 어떻게 병원에 간다고 말해야 하나 좀 망설였는데, 쟝은 정말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말한다. 아무튼, 나는 아토피가 있는데 캐나다 병원에서 듀픽센트(듀필루맙)라는 약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제 이 약을 쓴 지 거의 1년이 되었는데, 정말 많이 나았다. 이제 1년에 한번만 가면 되지만 아토피 전문의인 닥터 잭이 듀픽센트를 쓴 환자들을.. 2022. 2. 3.
결혼보다 반려동물 입양이 더 좋은 사람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는데, 바로 눈앞에서 지하철을 놓쳤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푸쉬식- 하고 지하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 놓쳤네! 그래도 지하철은 3~4분만에 금방금방 와서 걱정은 없다-만, 오늘 이상하게도 5분, 10분이 지나도 지하철이 오지 않는다.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서비스 지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하철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다른 메시지가 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지하철 어디에선가 사고가 난 모양이다. 그래도 10분만에 다시 지하철이 와서, 늦지는 않았다. 그렇게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역 안의 광고판에 눈길이 갔다. 이거 정말 퀘벡스러운 광고인데? 싶었다. 결혼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관계를 위해, 입양하세요. 하는 동물구호단체의 광고였다. 게다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 2022. 2. 2.
깜짝 선물이라 더 맛있는 치킨 주말을 맞이해 남친이 치킨을 포장해 왔다. "짜잔! 치킨 사왔지!" "우와! 진짜? 기대도 안했는데! 고마워!" 마침 주말에 치킨이 먹고 싶었던 참인데, 남친이 내 마음을 기가 막히게 읽었는지 아니면 본인도 먹고 싶었는지 (아마 둘 다이지 싶다) 말도 없이 집에서 15분거리 치킨집에 가서 치킨을 사왔다. 함께 레스토랑에 가서 치킨을 사오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말없이 깜짝 서프라이즈 치킨을 보니 맘이 설렌다. 와우!! 종이포장에서 맛있는 양념구이 냄새가 솔솔 난다. "가방에 치킨 넣어왔더니 자꾸 뒤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더라. 동네 강아지들도 다 맡았을 거야." 강아지들이 얼마나 군침을 흘렸을까? ㅋㅋㅋ "여기는 통감자구이가 제대로야. 이거 양 봐! 엄청 많지?"` 알감자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있다. 며칠 .. 2022. 2. 1.
영하 20도 날씨에도 야외 테라스는 꽉 찼다 주말이라 점심을 먹고 잠깐 산책을 나왔다. 이제 산책을 습관으로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좀 추워도 바람만 안 불면 나와보기로 했다. 이곳은 '플라스 데자(Place des Arts)'라는 곳으로, 한국말로 하면 예술의 전당 비슷한 곳이다. 예술공연이나 오페라, 연극 등이 열리는 곳으로 매표소가 바로 앞에 있다. 천장에 달린 고드름 조명이 예쁘다. 장갑 낀 손이 카메라를 가렸다. 아마 올해 들어서는 공연이 모두 취소되었지 싶다. 공연장 안의 카페만 문을 연 것 같다. 날씨가 무척 추운데 (-17도) 그래도 사람들이 꽤나 많이 보인다. 이런 날씨에도 산책을 나온 걸 보면 나도 여기 추위에 많이 적응했다. 작년에는 밖에 잘 나오지도 않았는데... 길을 치우느라 쌓아놓은 눈산 위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나는 이때.. 2022. 1. 31.
스누젤렌 방과 오은영 박사의 감각안정 솔루션 회사에서 남는 시간에는 거의 회의록을 검토하며 지낸다. 직속 상사인 쟝은 별로 힘든 업무를 주지 않고 '이러저러한 일을 찾아서 해봐라'라는 언질만 준다. 덕분에 내가 찾아서 일을 하니 스트레스도 적고 편안하다. 퀘벡의 '스스로 알아서 하는 문화(autonomie)'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익숙해지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다만 우리 회사에서 가장 높은 직책 의회장인 마담 나탈리의 비서가 오랫동안 공석이었다. 내게 처음 이틀간 업무를 가르쳐준 의회장 비서 다이앤은 내게 간식을 나눠준 그날로 장기휴가를 내고 퇴직해 버렸다(!) 😲 의회장 말고는 다이앤이 퇴직했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까다롭지만 다정한 다이앤과 커피타임 까다롭지만 다정한 다이앤과 커피타임 정말 조용한 금요일이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아무도 .. 2022.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