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박물관을 나와서 바로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다.
내셔널 갤러리가 문닫는 시간은 5시,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은 건 3시 반쯤이라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작년에 너무너무 맛있었던 아이스크림 가게!
예전에는 골목 끝 코너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이번에는 줄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고른 맛은 망고 라씨와 블루 플래닛 맛.
셋이서 한방!
솔직히 너무 기대를 했어서 그런가?
옛날 그 맛이 아니었다.
똑같은 메뉴인데 맛도 변하고, 색도 변했다.
캐나다 오타와 여행: 팔라펠과 비건아이스크림, 한입의 행복!
작년 블로그 글을 다시 찾아봐도 역시나 아이스크림이 변했다.
뭐야 내 아이스크림 돌려내
직장동료들한테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홍보해 놨는데...
어쩐지 사람들이 줄을 안 서더라.
더위를 아이스크림으로 식혀 본다.
여기는 캐나다 의회 앞.
캐나다 수도답게 의회 건물이 으리으리하다.
역시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시간 없으니 지나가면서 보고 패스.
음... 하천에 뭐가 둥둥 떠다니는 걸 보니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있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다음주 시험이라 예쁜 경치보다 하천에 뜬 찌꺼기가 보인다.
다음주에 있을 과학 파이널 시험에 부영양화 나온다? 안나온다?
나온다에 한 표.
저기 내셔널 갤러리가 보인다!
오타와엔 카페도 별로 없고, 쉬고 싶으면 이렇게 공원의 나무 그늘 밑에서 그냥 앉아서 쉰다.
내셔널 갤러리 안은 시원해!
천장 높은 거 너무 좋다.
비즈공예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은하수 같구나!
폐관이 40분밖에 안 남아서, 다 둘러볼 수가 없었다.
"우리 다 못보니까 한두 군데만 들리자. 유럽관, 원주민관, 포스트모던관 중에 어디 갈래?"
"난 포스트모던 뺄래. 현대미술 어려워."
"아무래도 유명한 유럽관을 봐야하지 않을까?"
"그럼 유럽관 얼른 가자."
"원주민 아트는 여기서도 소외되는구만."
"어쩔 수 없네. 그건 몬트리올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
역시 눈에 띄는 모네 그림.
이전에 모네 이머시브 전시회에 가서 그런지 모네 그림은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모네는 정말 복받은 화가 아닙니까?
골치아픈 거 다 내팽개치고 예쁜 프랑스 지베르니 마을 가서 실컷 좋아하는 그림만 그렸으니.
평화로운 마을에서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나는 뭘 할까?
이건 유명한 화가가 그린 오스트리아의 산골 마을.
오스트리아 정말 이렇게 생겼을 거 같아.
아 화가 이름 뭐더라?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앗 기억났다, 구스타프 클림프.
이 그림 제목은 '희망'이다.
공포스러운 괴물이 뒤에 있어도 아이를 임신한 여인의 표정은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다.
올테면 와보라지, 하는 표정이다.
나는 유럽관 구경하다 중간에 쓱 빠져나와서 '창작의 공간(Zone d'inspiration)'으로 향했다.
찬이는 박물관 보면 그림 하나하나, 설명 하나하나 다 자세히 보려는 경향이 있고,
나는 마음에 드는 거 몇 개만 오래 보고 나머지는 그냥 지나친다.
이렇게 성향이 달라서 우리는 박물관 오면 대부분 따로 다닌다.
음 이렇게 엮는 건가?
이전에 식물원 가서 수세미 만든 거랑 비슷하네!
옆에 여자애가 이걸 만들면서 쉼없이 조잘댄다.
"엄마엄마, 내가 만든 거 봐. 이렇게 넣고, 이 색깔도 넣고..."
엄마는 옆에서 '응'하고 대답한다.
내가 슥 옆에서 "네가 고른 색깔 정말 예쁘네." 하고 칭찬해주니까
부끄러운지
"고마워요"하고 작게 대답한다.
마지막으로 눈도장 찍은 비즈공예.
역시 박물관 오면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작품을 봐서 좋다니까.
공간을 이렇게 널찍하게 쓰는 게 마음에 든다.
이거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을까?
자세히 봐도 예쁘다.
내셔널 갤러리 지하 성당.
스피커가 서라운드로 수십개 설치되어 있어서 음향 정말 최고다.
눈 감고 들으면 합창단 수십명이 내 주위를 둘러싸고 노래를 불러주는 기분이다.
폐관 5분 전.
시큐리티가 나가라고 할 때까지 여기서 앉아있기로 했다.
오타와는 다 좋은데 카페 같은 게 없어서 쉴 곳 찾기가 쉽지 않다.
밖에는 더우니 시원한 곳에 잠시만 있다 가자.
셀카 하나 찍으니
역시나 시큐리티가 와서 나가라고 한다.
좋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시원한 곳에서 버텼네.
죠가 그렇게 보고싶어하던
내셔널 갤러리의 명물 거미 조각상
이미 2만걸음을 넘게 걷고 지쳐서 이제 사진 구도 생각할 여유도 없다,
이제 밥 먹으러 갑시다
죠가 찾아낸 치킨 바베큐 집.
맛있었다.
다음에 올 때를 대비해서/오타와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해
가게 이름을 적어놔야 하는데 어딘지 모르겠다.
구글 지도에 Byward 마켓 근처에 치킨 바베큐 집 찾으면 나올 것 같다.
(이렇게 대충 사는 블로거라니...)
노을지는 오타와
예쁘다.
안녕, 재밌었어 오타와!
다음 튤립 축제에도 또 올게.
'몬트리올 생활 > 몬트리올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그파크 구경하러 나가기 (32) | 2024.05.29 |
---|---|
정말정말 과학시험이 끝났다 (42) | 2024.05.28 |
오타와 자연사 박물관 구경 - 라피스 라줄리를 찾아라! (34) | 2024.05.24 |
시험이 끝나니 예쁘게 보이는 과학실 가는 길 (37) | 2024.05.23 |
오타와 튤립축제와 튤립 그리는 사람들 (36) | 2024.05.21 |
댓글